"중국 상대로 34점 차 압살 실화냐?"... '이현중 시대' 개막, 2026 아시안게임 금메달 정조준
파이낸셜뉴스
2025.12.31 15:29
수정 : 2025.12.31 17:49기사원문
"후반은 연습경기였다"... 한국 농구, 中 상대로 파죽의 2연승
허훈·김선형·라건아는 잊어라... 이제 이현중·이정현·하윤기의 팀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 정조준
[파이낸셜뉴스] "공한증(恐韓症)? 이제는 중국이 한국을 두려워해야 할 판이다."
아시아의 거인 중국을 상대로 힘과 기술, 높이에서 모두 압도한 '완벽한 승리'였다. 바야흐로 한국 농구의 새로운 '황금세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지난 12월 1일, 원주 DB프로미 아레나는 용광로처럼 끓어올랐다. 전희철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027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중국을 90-76으로 제압하며 원정-홈 2연전을 싹쓸이했다.
스코어 차이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경기 내용이었다. 3쿼터 한때 점수 차는 무려 34점까지 벌어졌다. 중국 선수들의 눈빛은 공포로 흔들렸고, 한국은 여유롭게 벤치 멤버들을 기용하며 4쿼터를 사실상 '가비지 타임'으로 만들어버렸다. 역대 한중전에서 한국이 중국을 이토록 무자비하게 '가르친'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의 압살이었다.
이번 연승의 핵심은 '완벽한 물갈이'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7위라는 굴욕을 맛봤던 당시의 주축 멤버들(김선형, 허훈, 전성현, 라건아 등) 대신, 더 젊고 더 빠르고 더 높은 선수들이 그 자리를 꿰찼다. 이제 대표팀은 명실상부한 '이현중의 팀'이다. NCAA와 호주, 일본 무대를 거치며 성장한 이현중(나가사키)은 내외곽을 휘저으며 에이스의 품격을 증명했다. 여기에 라인업의 밸런스가 기가 막히다. 야전사령관은 KBL 최고의 가드 이정현(소노)이 맡고, 외곽에서는 '눈꽃 슈터' 유기상(LG)이 이현중과 쌍포를 가동한다. 이정현은 중국과의 예선 2차전에서 24점을 퍼부으며 중국의 앞선을 완전히 궤멸시켜버렸다.
과거부터 힘들었던 골밑도 더 이상 열세가 아니다. 하윤기(KT)는 중국의 NBA 출신 센터 저우치와의 매치업에서 힘으로 밀리지 않으며 '완승'을 거뒀고, 4번 자리에는 베테랑 이승현(KCC)과 '미완의 대기' 여준석이 버티고 있다.
2025년은 한국 농구 부활의 원년으로 기억될 만하다. 지난 아시안컵 예선에서 난적 레바논을 격파했고, 이번에 중국마저 두 번 연속 무릎 꿇렸다. 이는 김현준-이충희-허재 시절에도, 서장훈-이상민-전희철-현주엽 시대에도 없었던 일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귀화선수도 없이 이런 결과를 냈다는 것이다. 세계 농구계에서 이제 귀화선수는 일상이다. 그런데 한국은 아시안컵도, 월드컵 예선도, 아시안게임도 귀화 선수가 없이 나선다. 그런데도 이정도 경기력을 유지한 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자신감을 충전한 대표팀의 시선은 이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향한다.
물론 '탈아시아급' 전력인 호주가 버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호주는 아시안게임에 참가를 못하게 될 가능성도 꽤 크다. 어쨋든 아시아 대륙이 아니기때문이다. 지금의 기세라면 메달권 진입은 물론, 당일 컨디션에 따라 금메달이라는 '기적'도 꿈이 아니다. 금메달 경쟁 상대는 중국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농구협회는 라트비아 출신의 마줄스 감독을 선임하며 선진 시스템 도입까지 마쳤다. 젊은 피들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체계적인 시스템이 결합된다면, 우리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최고의 남자 농구 대표팀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만리장성'을 넘은 한국 농구, 이제는 아시아 정상을 향해 덩크슛을 꽂을 준비를 마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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