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슈퍼 랠리에 증시부양책도 가세… 코스피 5500 간다
파이낸셜뉴스
2025.12.31 18:32
수정 : 2025.12.31 21:10기사원문
(상) 10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전망
코스피 밴드 3500~5500 전망
AI·반도체 슈퍼사이클 이어지고
상법 개정 등 정책효과 본격 반영
상반기 주식비중 확대 전략 유효
상반기 랠리 이후 조정 가능성↑
금리 상승·트럼프發 정책 변수 등
'상고하저' 대비 리스크 관리 필요
주도주 중심 옥석 가리기 투자를
국내 10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새해 코스피지수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연장과 정부 정책 효과가 맞물리며, 장기간 갇혀 있던 '박스피'에서 벗어나 코스피 밴드 상단은 최대 5500까지 제시됐다. 다만 하반기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에 대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강세장 지속…코스피 5500도 가능"
31일 파이낸셜뉴스가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삼성·메리츠·하나·신한투자·키움·대신 등 10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026년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는 최저 3500에서 최고 5500으로 집계됐다.
최고치를 5000 이상으로 전망한 증권사는 NH투자증권(4000~5500), 대신증권(4000~5300), 메리츠증권(3820~5090) 등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0배 수준으로 선진국(20배)은 물론 신흥국 평균(13배)보다 낮아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며 "새해 상법 개정과 배당 분리과세 시행,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에 따른 반도체 업종 중심 이익 증가 등이 국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기업 순이익(EPS)이 전년대비 26%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코스피의 PER 재확대 국면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코스피 상단을 5000으로 제시했다.
반면 키움증권(3500~4500)과 하나증권(3750~4650)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전망치 하향 가능성과 매크로 변수를 감안해 하단을 방어적으로 설정했다"면서도 "강세장의 연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증가로 주식시장 자금 유입 가능성은 높지만, 업종별 차별과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증권사는 상반기 강세 이후 하반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제시하며 '상고하저' 흐름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반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와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지수를 견인하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중간선거(11월)와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상반기에는 금리 인하와 재정 확대 효과가 지수를 끌어올리겠지만, 하반기에는 트럼프발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시를 관통할 키워드 중 하나로는 홍수가 났을 때 물살을 거스르는 말은 죽고 순응하는 소는 산다는 '우생마사(牛生馬死)'가 꼽혔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 정책과 거시경제의 큰 흐름에 순응하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정책이 만들어 내는 자금 흐름과 구조변화를 읽어내는 것이 올해 시장 대응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상반기 주식 비중 확대 유효"
정부의 증시부양 정책 효과는 오는 3월 주주총회 시즌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과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들의 자발적 주주환원 확대가 올해 1·4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가시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증시의 잠재적 위험요인으로는 'AI 버블 논란'이 꼽혔다. 지수 상승을 이끌어 온 AI 기업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회와 위험 요인 모두 AI에 있다"며 "일부 기업 대상으로 제기된 수익성·재무건전성 이슈가 더 광범위해지면 AI 투자 속도가 급격히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AI 버블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도 AI 수요 성장과 반도체 쇼티지(품귀 현상)가 지속되면서 메모리 확보 전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는 2028년 수요의 상승 변곡점과 공급의 투자 확대가 맞물리기 전까지는 반도체 업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리 인하 경로가 수정될 경우 최근 증시를 이끌었던 유동성 확장 장세가 축소되면서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확장재정 및 통화정책 후유증으로 경기과열과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면 오히려 금리가 상승할 여지도 생긴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예상치 못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나 물가가 예상경로보다 더 빠르고 더 높게 상승하는 것이 올해 가장 큰 리스크"라며 "이 경우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종료 또는 인상 전환을 우려할 수 있고, 달러까지 반등하면 주식이나 채권 자산 가격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미중 갈등 및 공급망 재편은 국내 기업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 G2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선호되는 기술 가치사슬에 속해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오히려 글로벌 리쇼어링 및 공급망 다각화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른 투자전략으로는 '상반기 주식 비중 확대'가 압도적으로 많이 제안됐다. 자산배분 측면에서는 채권보다 주식의 매력도가 높다는 평가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 압력에 따른 모멘텀 약화 가능성이 있다"며 "채권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것과 동시에 주식은 산업정책 모멘텀이 유효한 섹터로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김미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