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닻 올린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순항할까

파이낸셜뉴스       2026.01.02 06:00   수정 : 2026.01.02 08:50기사원문
재경부·기획처 새 현판 달고 2일 출범
두 부처 고위직 자리 늘려 몸집 더 불려
정원 배분, 해외파견 자리 놓고 갈등도
재경부는 거시·민생 경제정책 등 총괄
기획처는 예산 권한 쥐고 미래전략 기획
씨실 날실 같이 두 부처 정책 교집합 많아
'순망치한' 관계, 긴장 속 정책 마찰 불가피
저성장 탈출, 건전재정 정책 균형 찾아야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정부의 양대 경제부처로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2일 출범했다. 기획재정부로 합쳐진 지 18년 만에 재분리다. 이로써 출범 2년차를 맞는 정부는 '공룡부처' 기획재정부를 해체하는 등 대폭의 경제 부문 정부조직 개편을 완성했다.

경제와 세제 정책, 예산과 기획을 총괄하는 두 부처는 서로 없어서는 안되는 '이와 잇몸' 같은 사이다. 이 때문에 서로 간의 역할 조정과 협력에서 질서가 잡히기까지 다소 진통도 예상된다. 새해에 2%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면서 지속가능한 건전재정을 확보하는 동전의 양면 같은 정책을 쪼개진 두 경제부처가 어떤 식으로 조율하고 견제해나갈지 주목된다.

재경부와 기획처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내에서 각각 현판식을 겸한 출범행사를 개최한다. 재경부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형일 1차관 등이, 기획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임기근 차관 등이 참석한다.

두 부처는 이날부터 인력 및 전산망이 분리돼 별개로 움직인다. 분리 과정에서 정원 배분, 해외파견 자리 등을 놓고 마찰을 빚기도 했다. 공통점은 역설적으로 각자의 몸집을 더 불려 재편된 점이다. 차관과 실장 등 고위직 자리를 크게 늘렸는데 통상 진보 정권이 추구하는 재정주도형 '큰 정부' 모델과 유사하다.

재경부는 두 명의 차관과 여섯 명의 실장 체제로 재편됐다. 직전 기재부 조직과 비교하면 차관 한 자리와 실장 세 명이 늘어난 것인데, 역할 축소를 감안하면 적지 않은 몸집 불리기다.

재경부는 핵심적인 경제정책 수립·조정과 세제 합리화 기능에 △민생 안정 △통상·공급망 안보 강화 △환율 안정 △공공기관 개혁 △국유재산 효율적 처분 등 현안 조율·집행 기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설명한다. 이는 구 부총리가 전날 신년사에서 "거시경제 관리와 민생경제를 되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한 대목과 같은 맥락이다.

기획처는 재경부(인원 780여명)의 3분의 2 정도되는 조직으로 출범한다. 한 명의 차관과 확대 신설되는 미래전략기획실을 비롯한 3개의 실이 축이다. 예산 편성과 국가 미래전략 기획을 양대 축으로 삼되, 예산과 연동하는 재정전략(5년치 국가재정운용계획, 40년치 장기재정전망 등) 역량을 더하겠다는 구상이다. 기획처가 예산 집행 성과를 철저히 검증, 지출 구조조정 권한을 행사하며 신생 부처의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관건은 '순망치한'의 관계인 두 부처가 정책적 균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만들어 가느냐다. 나라살림 적자가 매년 100조원 넘게 불어나는 재정난 속에 예산 편성과 집행 간의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부총리급 재경부와 국무총리 산하 기획처가 '제1의 경제 컨트롤타워' 지위를 놓고 신경전도 예상된다.

두 부처의 경제정책 조정과 기획, 세제와 예산은 씨실과 날실같이 긴밀히 얽혀 있다. 교집합 부분이 많다는 얘기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는 "국회 예산처리 시즌에는 세제와 예산이 한 몸처럼 움직여도 힘에 부치는데, 쪼개진 마당에 칸막이까지 생겨 마찰이 적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두 부처가 약간의 긴장 속에 협력·견제의 관계가 안착하면 공직 역동성, 양질의 정책 생산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국민 입장에서 1%대 저성장 탈출과 지속가능한 재정을 동시에 확보하는 결과여야 한다는 의미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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