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 동거하면 감옥" 새해부터 새 형법 시행하는 나라

파이낸셜뉴스       2026.01.02 04:40   수정 : 2026.01.02 15: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혼외 성관계와 혼전 동거, 대통령 모욕 행위 등을 범죄로 규정해 국제적 논란을 빚은 인도네시아의 새 형법이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 인권 침해 우려 속에 제정된 이 법안이 실제 효력을 발휘하게 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수프라트만 안디 아그타스 인도네시아 법무부 장관은 전날 발표를 통해 해당 내용을 포함한 형법 개정안이 2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제정된 이번 개정안은 혼외 성관계가 적발될 경우 최대 징역 1년, 혼전 동거는 최대 징역 6개월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해당 조항은 피고인의 배우자나 부모, 자녀 등 가족 당사자가 고소해야만 경찰 수사가 가능한 친고죄 형태로 운영된다.

또한 현직 대통령이나 국가 기관을 모욕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3년형이 선고될 수 있으며, 공산주의 등 인도네시아 국가 이념에 반하는 사상을 유포할 경우 최대 징역 4년의 처벌을 받게 된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의 색채가 짙어진 이 개정안이 통과될 당시 유엔(UN)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 국제사회는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수프라트만 장관은 외신 인터뷰 등을 통해“형법이 인도네시아의 현 법률과 문화적 규범을 반영해 시의적절하게 개정됐다”며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우리 스스로의 법률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 형법이 당국에 의해 남용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국민의 통제다. 새로운 것은 무엇이든 즉시 완벽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형법 개정안과 동시에 시행되는 형사소송법이 권력 남용을 막는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혼외 성관계 및 혼전 동거 처벌 조항으로 인해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하리야디 수캄다니 인도네시아 관광협회 회장은 해당 조항이 친고죄로 적용됨에 따라 관광업계의 불안감은 다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통령 및 국가 모욕 처벌 조항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현지 법률 전문가인 아스피나와티는 “이 같은 조항이 표현의 자유 관련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우리 스스로 만든 새로운 식민지 시대 법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한 관련 법 조항의 성격이 광범위해 법 집행 당국이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남용하지 않고 제대로 적용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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