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고금리·고환율 3중 압박… 상승세 발목
파이낸셜뉴스
2026.01.01 18:08
수정 : 2026.01.01 18:08기사원문
美인플레·엔캐리 청산·PF 부실 등 오천피 앞두고 국내외 리스크 산적
국내 증시가 4000선을 넘어섰지만 구조적 '리레이팅(Re-rating)'의 초입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반도체 슈퍼 랠리 기대감으로 오천피에 도달하기에는 한국 경제와 기업 상황은 좋지 못하다. 특히 0~1%대에 머무는 한국 경제성장률은 증시 리레이팅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를 방증하듯 꾸준히 오르는 국고채 금리, 높은 원·달러 환율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천피 시대 개막의 주요 변수로 미국 인플레이션 재부상, 미중 갈등 재점화,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또 국내적 리스크로는 저성장 고착, 금리인하 기대 약화,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이 꼽힌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갈등이 재확대되면 관세전쟁 가능성이 현실화되며 한국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 공포가 새롭게 부각됐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며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2%를 넘어섰다. 이에 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해온 글로벌 자금이 일제히 포지션 정리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는 한국 자본시장 유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현재 국내 채권시장은 이미 높은 변동성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해부터 추가경정예산으로 국고채 물량이 대폭 증가하며 국고채 금리를 끌어올렸다. 채권시장 변동성은 곧바로 주식·환율시장으로 전이된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가 환율 상승을 유발하고, 다시 원화 약세가 외국인 매도를 부추기는 악순환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높은 국가부채와 가계부채 역시 한국의 금융안정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험요인이다. 한국의 국가 부채비율은 2026년 예산 기준 51.6%에서 2030년 65%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신용평가사는 일시적 요인보다 정부의 구조적 채무 상환능력 약화를 훨씬 중요하게 본다"며 "국고채 발행 증가로 재정지표가 악화하면 국가 신용등급에 하방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부채비율 상승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면서 "S&P는 최근 한국 정부부채비율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정부부채비율 상승속도가 더 빨라지면 관련 코멘트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치솟는 가계부채도 부담 요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0.1%로 미국(69.2%), 영국(76.3%), 일본(65.1%) 등 주요국을 크게 웃돈다.
김형석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취약차주 연체율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자영업 취약차주 대출의 경우 연체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등은 외려 기업에 독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과 상법개정은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이지만 주주환원 중심의 재무전략은 재무위험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외 부동산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는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로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감소세이지만, 부실 유의이하 자산 내 부실우려 비중은 2024년 6월 65%에서 2025년 6월 70%로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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