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오늘 '서해피격' 항소포기 기로...유족 반발 속 결단 임박
파이낸셜뉴스
2026.01.02 14:38
수정 : 2026.01.02 14:38기사원문
"항소 포기 말라" 유족 호소...트럼프 서한까지 등장
檢 내부서도 의견 엇갈려...오늘 자정이 분수령
[파이낸셜뉴스]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이 항소 여부를 두고 막판 고심에 들어갔다. 유족들은 강하게 항소를 요구하고 있지만, 검찰이 항소를 포기할 경우 법적 책임을 다시 묻기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1심 판결문을 검토하며 항소 여부를 논의 중이다.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는 2020년 9월 21일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뒤 다음 날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지고 시신이 소각됐다. 검찰은 당시 안보라인이 이씨의 피격 및 소각 사실을 은폐하고 '자진 월북'으로 발표했다며, 허위 공문서 작성·배포 혐의로 관련자들을 2022년 12월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3년여에 걸친 재판 끝에 1심 재판부는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절차적으로 위법이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고, 내용적인 면에서 허위가 개입됐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실종·피격·소각 경위 확인 과정에 절차적 위법이 있었는지 △월북 판단이 허위였는지 여부 등을 중심으로 판단했지만, 모두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사건 관련 보고와 판단 과정이 문서로 남아 있었고, 이를 은폐하려 했다고 볼 정황도 없다는 것이다. 보도자료나 내부 보고 내용 역시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무죄 판결 직후 정치권에서는 항소 포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해당 사건 기소를 언급했고, 김민석 국무총리도 "검찰은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히는 등 여권을 중심으로 항소 포기를 요구하는 모양새다.
반면 유족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인의 형 이래진씨는 선고 직후 해상 사건에 대한 전문적 판단이 부족한 판결이라며 "납득하기도 의문이 들고 좀 황당무계하다"고 비판했다. 유족 측 변호인도 "개인의 사적 의견과 국가의 공식 발표를 동일한 기준으로 취급한 법리 오해에서 출발한다"며 "국가의 표현 선택이 초래한 인권 침해와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 문제를 법리적 판단의 영역에서 제외했다"고 지적했다.
유족은 항소 시한을 하루 앞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국제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씨는 서한에서 "이 사건은 단순한 국내 정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자국민의 생명과 존엄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묻는 중대한 인권의 문제"라며 "현 정부에서는 진실 규명과 책임 추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마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께 이 편지를 드린다"고 전했다.
다만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권은 검사에게만 있어, 검찰이 항소를 포기할 경우 유족이 이를 뒤집을 방법은 없다. 헌법재판소도 1998년 결정에서 "형사재판에서 상소권은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에게만 부여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 피해자는 전문성이 부족하고 개인적인 감정에 치우쳐 객관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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