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구속 못한 '통일교 실세' 정원주, 경찰이 잡나
뉴시스
2026.01.04 12:22
수정 : 2026.01.04 12:22기사원문
정원주, 사실상 통일교 '최고 수장'으로 꼽혀 경찰, 여야 정치권 로비에 주도적 역할 주목 정원주 주거지 등 압수수색…신병확보 총력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통일교 한학자 총재와 버금가는 '최고 실세'로 꼽히는 정원주 전 비서실장이 특검에 이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특검 당시 정 전 실장은 '정교 유착' 공범이라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아 구속을 피했으나 경찰 수사 과정에선 그가 '정치권 로비' 범행에 가담을 넘어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규명될지 주목된다.
특히 특검이 정 진 실장 구속에 실패한 것을 거울 삼아 경찰이 정 전 실장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경찰이 먼저 송치한 통일교 핵심 관계자는 한 총재, 정 전 실장,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 등 4명이다.
검찰은 송 전 회장을 우선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전·현직 국회의원 11명에게 인당 100만원~300만원을 쪼개기 방식으로 불법 후원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공범이 기소되면 법원 확정판결 전까지 공소시효가 멈추는 점을 고려하면 경찰은 수사할 수 있는 시간을 번 셈이다.
주목할 점은 경찰도 정 전 실장을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에 가담한 공범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앞서 민중기 특검은 정 전 실장이 한 총재의 지시를 받아 윤 전 본부장 등과 함께 교단의 현안을 정계 인사들에게 청탁하려 한 것으로 판단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 2015년부터 한 총재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후 교단의 인사와 행정, 재정을 총괄한 '최고 실세'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인 천무원의 부원장을 지낸 것으로도 알려졌다.
경찰은 정 전 실장을 통일교 로비 의혹을 추진한 핵심 관계자로 보고 강도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과 28일 정 전 실장을 '쪼개기 후원 의혹'과 관련해 두 차례 불러 조사한 데 이어 31일에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관련 참고인 신분으로 정 전 실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통일교 로비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된 윤 전 본부장을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 전 실장 역시 한 총재와 동일한 최종 책임자로 통했다는 게 교단 안팎의 평가인 만큼, 경찰 수사 단계에서 정 전 실장이 관련 범행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도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2019년 초 여야 전·현직 국회의원 11명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 외에도 전재수·임종성·김규환 전 의원 등에 대한 금품 수수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통일교 특검의 세부안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특검은 수사 단계에서 한 총재와 정 전 실장 모두 구속 수사가 필요하단 입장이었으나, 한 총재에 대해서만 영장이 발부됐다. 법원은 정 전 실장에 대해 "주된 공동범행 혐의들의 경우 공범일 수 있다는 강한 의심은 든다"면서도 "의사결정과정과 의사결정권자, 범행의 구체적 내용과 실행행위자 등을 고려하면 공범임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결국 정 전 실장을 불구속 기소했는데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한 총재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정 전 실장에게도 적용했다.
이후 윤 전 본부장을 통해 통일교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로비를 벌여온 정황이 추가로 발견됐고, 해당 사건은 경찰 전담팀으로 넘어와 수사가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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