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빈방중, 경협 고도화 실질적 성과 끌어내길

파이낸셜뉴스       2026.01.04 20:02   수정 : 2026.01.04 20:02기사원문
4대그룹 총수, 경제인 대거 동행
한한령 해제 등 실용외교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이 3박4일간의 중국 국빈방문을 위해 4일 출국했다. 한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지난 2019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6년 만이다. 국빈방문으로 따지면 2017년 12월 이후 9년 만이다.

일본 방문도 이달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은 이달 중순 나라현에서 한일 셔틀외교를 이어간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는 지난해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회담에 이어 두번째다. 이 대통령의 새해 첫 정상외교 상대가 중국이라는 점도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방중은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이뤄진 만큼 이 대통령의 언행 하나하나가 파장이 클 수 있다.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국과 일본의 대립 상태는 심상치 않은 수준으로 흐르고 있다. 중국은 우리 측에 일본처럼 행동하지 말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압박한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큰 반응을 보이지 않던 미국은 새해 들어 첫 공식 성명을 내고 중국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일과 중국의 갈등에 불필요하게 휘말리지 않도록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앞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대만해협의 평화'를 지지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적절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양국 경제협력의 실질적 성과를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방중 일정 상당 부분이 경협 행사와 관련이 있다. 방중 이틀째인 5일 예정된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는 국내 4대 그룹 총수와 경제계 인사 200명이 이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다. 한중 경제계 인사들이 대규모로 마주하는 자리로 양국 기업들이 우애를 다지고 협력을 도모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음 날인 6일 이 대통령은 중국 경제사령탑인 리창 국무원 총리와 경협방안을 논의한다. 방중 마지막 날인 7일엔 상하이에서 한중 벤처 스타트업 서밋 행사가 잡혀 있다.

한중 경협은 미중 간 첨예해진 기술패권 경쟁으로 복잡한 구도에 놓여 있다. 첨단기술과 관련된 미국의 통제 압박은 갈수록 세지고 있다. 미국의 가이드라인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적극 손을 잡고, 희토류 등 광물자원 공급망도 더욱 탄탄히 구축해야 한다.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가해진 한한령(限韓令·한국문화 제한)으로 인한 피해도 심각하다. 양국 관계 정상화와 함께 한한령의 완전한 해제를 조속히 이끌어내야 한다. 한중 교역 규모는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고 있다. 2023년부터 대중 무역수지는 3년 연속 적자였다. 중국의 제조업은 날로 고도화되고 있다.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 투자 분야까지 교역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이 필요하다.


최근 도발 수위를 높여가며 안보불안을 야기하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협력을 끌어내야 한다. 그 대신 서해에 설치된 불법 구조물에 대해선 중국에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다. 실용외교를 천명해온 이 대통령이 원칙을 지키면서 소신껏 성과를 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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