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쟤를 구멍이래?" 인쿠시, 팀 내 유일 '16득점-48% 맹폭'… 외국인 선수보다 무서웠다

파이낸셜뉴스       2026.01.05 08:00   수정 : 2026.01.05 08:00기사원문
인쿠시, 16득점 공성 48% 맹활약
리시브 효율도 한국에서 최고치인 26%
첫 팀 내 최다득점.. 0-3패배에서 빛난 활약



[파이낸셜뉴스] "도대체 누가 인쿠시를 구멍이라고 했나?"

불과 보름 전만 해도 수비 불안으로 웜업존을 들락거렸던 '미운 오리 새끼'. 하지만 이제는 그 오리가 팀을 홀로 지탱하는 화려한 '백조'로 변신했다. 정관장의 '복덩이' 인쿠시(20·몽골)가 또다시 자신의 한계치를 깨부수며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떠올랐다.

정관장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무기력하게 완패했다.

팀은 무너졌고, 연패의 늪에 빠졌다. 하지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시선은 패배의 아픔보다 한 선수의 놀라운 성장세에 고정됐다. 바로 인쿠시다.

이날 기록지는 충격적이었다. '팀 승리'를 제외한 모든 지표에서 인쿠시는 압도적이었다. 인쿠시는 이날 양 팀 통틀어도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홀로 16득점을 쓸어 담으며 지난 도로공사전(13득점)에 이어 2경기 연속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단순히 점수만 많이 낸 것이 아니다. 순도가 달랐다. 인쿠시는 33번의 공격 시도 중 16개를 성공시키며 공격 성공률 48.48%를 찍었다. 상대가 작정하고 높이가 좋은 블로킹 라인을 가동했음에도, 인쿠시는 특유의 빠른 점프 타이밍과 과감한 스윙으로 흥국생명의 코트를 폭격했다.



반면, 팀의 주포로 불리는 동료들의 성적표는 매우 아쉬웠다. '주포' 외국인 선수 자네테는 23번 때려 단 6득점, 공격 성공률 26.09%에 그쳤다. 국내 에이스 박혜민 역시 23번 시도에 6득점, 성공률 26.09%로 침묵했다.

팀 공격의 60% 이상을 책임져야 할 두 날개가 20%대 성공률로 추락할 때, 갓 데뷔한 20살 신인 인쿠시만이 50%에 육박하는 성공률로 고군분투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수비다. 입단 초기 "리시브가 약점"이라던 평가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날 박혜민이 리시브 효율 5/34(약 14%)로 상대의 목적타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때, 인쿠시는 4/15(26.67%)의 준수한 리시브 효율을 기록하며 버텼다. 수비 폭탄을 안고도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린 셈이다. 이쯤 되면 '소년 가장'을 넘어선 '소녀 가장'이다.





3세트 중반, 4-4 동점 상황에서 보여준 연속 득점과 19-24의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끝까지 스파이크를 꽂아 넣는 인쿠시의 모습에 관중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김연경의 제자로 화제를 모으며 입단했지만, 이제는 '누군가의 제자'가 아닌 실력으로 V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불과 5경기 만이다. "프로 레벨이 아니다"라는 비아냥을 "팀 내 유일한 에이스"라는 찬사로 바꾸는 데 걸린 시간이다.

경기 후 팬 커뮤니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인쿠시 아니었으면 오늘 경기는 볼 것도 없었다", "용병보다 잘하는 아시아쿼터라니", "인쿠시가 멱살 잡고 끌고 가는데 팀이 안 따라주네"라며 인쿠시를 향한 안타까움과 찬사가 쏟아졌다.

팀은 졌지만 인쿠시는 이겼다. 정관장의 꼴찌 탈출, 그 희망의 열쇠는 이제 베테랑들이 아닌, 20살 몽골 소녀 인쿠시가 쥐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