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파이낸셜뉴스       2026.01.05 16:00   수정 : 2026.01.05 16:00기사원문
탈모 의심될 때 막연하게 약 복용 미루기보다 기록하며 상태 체크할 것
약 복용 미루더라도 영양 균형 잡고 컨디션 끌어올리는 것 만으로도 큰 의미





[파이낸셜뉴스] 탈모약 복용을 결정하기에 어려운 시기가 있다. 눈에 띄게 많이 빠지는 것 같지는 않으나 예전 같이 풍성하지 않고, 그러나 당장 약을 먹자니 앞서가는 것 같은 상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이 시기를 거친다.

그리고 아무 판단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흘려보내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편집자주: 김진오 원장은 '모발의 신'이라고 자처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MBC <나혼자산다>를 비롯해 EBS <평생학교> MBN <특집다큐H> 유튜브 채널 <모아시스> 등 다양한 콘텐츠에 출연하는 것은 기본, 대한성형외과의사회와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등 다양한 학회에서 활동하고 논문과 저서를 집필하며 탈모를 파헤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앞으로 김진오 원장이 파이낸셜뉴스에 칼럼을 연재합니다. '모발의 신' 김진오 원장이 들려주는 탈모의 A to Z를 기대해 주세요.

탈모, '느낌'보다 '기록'으로 남겨야 정확하다


약 복용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정을 서두르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내 머리카락이 어떤 흐름에 있는지 바라보는 것이다. 머리카락이 갑자기 가늘어졌는지, 빠지는 양이 늘었는지, 특정 부위만 유독 약해지고 있는지, 혹은 전체적으로 숱이 줄었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가족력, 최근 몇 달 사이의 스트레스, 체중 변화, 출산이나 질병 같은 이벤트를 함께 떠올린다면 흐름이 훨씬 또렷해진다.

‘느낌’보다 ‘기록’이 도움이 된다. 같은 조명, 같은 각도에서 정수리와 앞머리를 사진으로 남겨두자. 한두 달 간격으로 비교하면 막연했던 변화가 선명해지는 경우가 많다. 변화가 거의 없다면 굳이 약을 서두를 이유는 줄어든다.

병원에서 두피를 살펴볼 때도 핵심은 단순하다. 굵은 모발과 가는 모발의 비율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정수리나 앞머리처럼 특정 부위만 선택적으로 약해지고 있는지, 두피에 염증이나 각질 같은 방해 요인은 없는지 체크한다. 변화가 뚜렷하다면 약물치료를 고려하는 쪽이 자연스럽다. 반대로 패턴이 분명하지 않다면 비약물 관리로 경과를 보는 선택도 충분히 합리적이다.

약을 미루는 기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몸의 균형을 점검하고 정비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철분이나 비타민, 갑상선 기능처럼 머리카락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요소들이 흐트러져 있는 경우, 이를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탈모 흐름이 안정되는 환자도 많다. 이 과정은 머리카락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컨디션을 함께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약을 바로 시작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의미있다.

생활습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수면이 불규칙하거나, 다이어트를 과도하게 반복하거나, 스트레스가 장기간 누적된 상태에서는 모낭이 버티는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생활습관 관리만으로 탈모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탈모 신호가 앞당겨지는 것을 늦추는 데에는 분명한 도움이 된다. 이 시기에는 ‘완벽한 관리’보다 ‘무리하지 않는 안정화’가 더 중요하다.

영양 보충 역시 마찬가지다. 이것저것 많이 챙기기보다는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필요한 부분만 채우는 접근이 훨씬 현실적이다. 특히 비타민이나 미네랄은 결핍이 있을 때 의미가 크다. 막연한 기대감으로 늘리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키울 수 있다.

두피 관리와 외용제는 약을 망설이는 분들이 비교적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두피가 가렵거나 기름지고 각질이 심한 상태라면 이를 먼저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모발 환경이 안정되는 경우가 있다. 외용 미녹시딜이나 그 외 보조적인 외용제들은 강력한 약물치료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모낭이 버틸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다.

빛 치료나 미세 자극처럼 비침습적인 관리 방법들도 이 시기에 고려해볼 수 있다. 통증이나 회복 부담이 거의 없고, 꾸준히 관리하기에 적합한 방법들이다. 단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보다 약을 시작하기 전 혹은 약물치료와 병행하기 전 단계에서 모발 환경을 안정시키는 보조 수단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좋다.

결국 약을 시작할지 말지는 어느 한 기준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변화의 속도, 특정 부위의 패턴, 생활 여건, 그리고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을 고려해야 한다. 몇 달 간 관리 기록을 살폈을 때 변화가 크지 않다면 비약물 관리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반대로 굵기 감소나 숱 변화가 분명하게 이어진다면 약물치료가 더 자연스러운 선택이 된다.

중요한 것은 이 애매한 시기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것이다. 결정을 미루는 시간이 아니라 판단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 시기에 몸 상태와 두피 환경을 정리해두면 약을 시작하더라도 훨씬 덜 흔들리고 시작하지 않더라도 불안이 줄어든다.
탈모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실행력입니다.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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