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났지만 남이 만든 '케데헌'… 국산 IP·유통망 확대는 숙제
파이낸셜뉴스
2026.01.05 18:21
수정 : 2026.01.05 18:21기사원문
김숙영 UCLA 교수는 5일 "'케데헌' 덕에 K뷰티·푸드·패션·관광 전반에서 한류 열풍이 한층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호랑이 캐릭터 '더피'의 인기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연간 방문객 600만명을 돌파하는 데 일조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한국이 생산과 공급을 주도하던 K콘텐츠가 이제는 전 세계인이 제작하고 소비하는 글로벌 콘텐츠로 진화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동시에 한국산이 아니라는 점은 한국 영상산업이 풀어야 할 IP 주권 확보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박창성 SLL 중앙 콘텐츠사업본부장은 5일 "케데헌의 글로벌 흥행에도 국내 제작사가 IP를 보유하지 못해 산업에 환원되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며 "K영상산업이 성장하려면 제작사의 IP 확보와 확산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흑백요리사'와 달리 '저스트 메이크업'은 SLL과 스튜디오 슬램이 원천 IP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확보한 IP를 다각도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다시 신규 IP 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외 현지에서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며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IP 주도권을 확보하는 '초현지화 시대'가 임박했다고 진단했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K영상산업의 '유통역량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콘텐츠를 잘 만드는 나라지만, 정작 해외에 '파는 구조'는 거의 갖추지 못했다"며 "해외, 특히 북미·유럽 시장을 상대로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조직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CJ ENM은 넷플릭스뿐 아니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HBO 맥스, 디즈니+ 등 글로벌 대표 OTT 3곳과 콘텐츠 유통 파트너십을 신규 체결하며 해외유통망을 확대했다. 이곳에 '티빙 브랜드관' 등을 열며 단순 콘텐츠 공급에서 벗어나 직접 기획·공급 주도형 모델로 전환을 꾀했다. 또 중동·북아프리카, 인도·라틴아메리카 등 신흥 권역까지 시장을 넓히게 됐다. 현지 유통망 확보가 용이한 합작 사례도 늘리고 있다. CJ ENM 측은 "'베테랑' 미국판 등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기획·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행보가 K콘텐츠의 위상 및 수익성을 높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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