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코리안드림' 응원하자
파이낸셜뉴스
2026.01.05 19:12
수정 : 2026.01.09 12:42기사원문
11년 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20억뷰를 찍고 그 뒤로 봉준호 감독, BTS, 블랙핑크,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 작가 한강 그리고 케데헌이 한국의 문화적 소프트파워 계보를 잇고 있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 대중문화에 환호하는 것을 보며 한국의 문화적 힘에 대해 한없는 긍지와 뿌듯함을 느낀다. 그러나 한편 씁쓸하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이런 소프트파워에 걸맞은 모습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엄청난 창의력과 문화의 힘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는 문화예술인을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엄청난 소프트파워에 어울리는 사회를 우리가 가지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아직 기억이 생생한 2024년 아리셀 참사 사망자 23명 중 18명이 외국인 노동자였다. 작년 8월 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미얀마 노동자가 감전으로 사망했다. 작년 7월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하던 건강한 20대 베트남인이 폭염에 사망했다. 폭서기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단축근무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예외였다. 비인간적으로 열악한 숙소에서 지내다 한겨울 추위에 사망한 외국인 농촌 노동자의 사례도 여럿이다. 얼마 전에는 지게차에 외국인 노동자를 매달아 국민적 공분을 산 일도 있다.
과거 많은 한국 사람이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갔다. 이들이 이룬 아메리칸드림은 미국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바탕이 되었다. 지금 동남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외국인이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오고 있다. 이들이 죽지 않고 안전한 환경에서 코리안드림을 이룰 수 있어야 한국의 소프트파워도 온전해질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초 "죽지 않는 사회, 일터가 행복한 사회, 안전한 사회 꼭 만들어야" 한다며 모든 산재 사망사고를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이주 노동자, 외국인,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부당한 차별, 인권 침해"도 언급했다. 한국인뿐 아니라 이주 노동자, 외국인에게까지 정책적 관심이 가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거창한 대외정책 못지않게 한국에 온 외국인의 안전과 생명을 돌보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인의 산재뿐만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의 안전도 돌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꼭 정책으로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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