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이면 OK" 트럼프가 꺼낸 베네수엘라 석유 재가동 시계
파이낸셜뉴스
2026.01.06 16:49
수정 : 2026.01.06 16:50기사원문
엑손·셰브런 다시 들어간다…미국 석유업체 복귀 러시 초읽기
8일께 美에너지장관, 주요 업체 경영진 회동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미국 주도로 재가동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석유 인프라 복구와 생산 확대, 국제 유가 안정까지 한 번에 겨냥한 행보로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정치·외교·에너지 질서가 급격히 재편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석유 회사들이 베네수엘라의 황폐화한 석유 인프라를 18개월보다 짧은 기간에 재가동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구상은 과도정부 운영과 병행해 미국 기업이 석유 산업을 사실상 주도하는 구조다. 트럼프는 "석유 생산국인 베네수엘라를 확보하는 것은 유가를 낮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에 좋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는 확인된 원유 매장량만 3000억배럴이 넘는 세계 최대 원유 보유국이다. 그러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진 석유 산업 국유화, 마두로 정권 하의 관리 부실과 미국의 제재가 겹치며 생산량은 급감했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2007년 국유화를 선언하며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 기업의 자산을 몰수했고, 이들 기업은 현지에서 철수했다. 현재까지 베네수엘라에서 제한적으로 사업을 이어온 미국 기업은 셰브런이 유일하다.
아울러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8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골드만삭스 에너지 콘퍼런스에 참석해 주요 석유 회사 경영진과 만날 예정이다. 트럼프는 "석유 기업들은 우리가 뭔가를 하려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말해 사전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다만 미군의 군사 작전을 사전에 통보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은 정치적 조건도 함께 내걸고 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에게 △마약 유통 차단 △이란·쿠바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 및 단체의 정보원 추방 △미국 적성국에 대한 석유 판매 중단 등 3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자유선거 실시 역시 미국의 기대 사항으로 거론되나 트럼프는 "당장 30일 안에 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며 "나라를 먼저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베네수엘라 시장 개방 기대감에 들썩였다. 셰브런(5.10%)과 엑손모빌(2.21%) 등 석유 메이저 종목이 강세를 보였고, 핼리버튼(7.84%)과 SLB(8.96%) 등 유전 서비스 업체들은 폭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