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글로벌행보, 전영현 기술투자…반도체 위기 뒤집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1.08 18:16
수정 : 2026.01.08 18:15기사원문
2년 전 14조 적자 내던 DS부문
초격차 회복 집중하며 '대반전'
AI發 고부가 메모리 시장 성장
증권가 "올 영업익 최대 150조"
車전장 등 수익기반 확대는 과제
업계 안팎에선 뚝심 있는 기술투자와 경영진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반등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가격, 상반기까지 급등
특히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연간 10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망대로라면 반도체 호황기였던 지난 2018년 연간 영업이익(44조5000억원)과 비교해도 2~3배에 달하는 역대급 실적이 예상된다.
DS부문의 호실적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의 배경에는 계속되는 메모리 반도체 판가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가 각각 직전 분기 대비 55~60%, 33~38%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해 업체들이 고수익 제품 위주로 전략을 조정하면서 범용 D램 출하가 줄고 있고, 전방산업 수요 회복세까지 겹치며 공급단가 재조정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의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초거대 AI 확산과 휴머노이드 산업 성장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업용 저장장치(eSSD), 로봇용 저전력 D램(LPDDR) 등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위주의 실적구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한 수익기반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뚜렷한 업황이 존재하는 분야일 뿐만 아니라 호황이더라도 PC나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무조건 좋다고만 할 순 없다"며 "자동차 전장 등 신산업 동력을 모색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네트워크' 전영현 '승부수'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14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며 '삼성 위기론'의 중심에 있었다. HBM 시장 판단을 실기한 여파도 오래갔다. 지난해 초 33년간 지켰던 글로벌 D램 시장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줘야 했고,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3.8% 쪼그라든 400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내부의 절박한 움직임이 메모리 호황과 맞물려 글로벌 빅테크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수주로 이어졌고, SK하이닉스에 빼앗긴 D램 왕좌를 1년 만에 되찾았다.
이는 삼성전자의 '초격차 회복'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술경쟁력 회복과 실적 반등에 앞장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과 잇달아 회동하며 스킨십을 확대했다.
지난 2024년 5월 DS부문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전영현 부회장은 HBM의 근간이 되는 'D램을 재설계하라'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6세대(D1c) 공정 기반의 HBM4를 경쟁사 대비 발빠르게 개발할 수 있게 한 발판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D램 재설계는 돌이킬 수 없는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해 내부적으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면 결국 과감한 결정이 시장 경쟁력 회복의 터닝포인트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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