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상처’ 안고 잠시 멈춤... 역대 최강 전설의 복식조, 더 높이 날기 위한 ‘아름다운 쉼표’
파이낸셜뉴스
2026.01.14 21:45
수정 : 2026.01.15 01:07기사원문
작년 남자 복식 11관왕의 주역
서승재는 작년 12승으로 안세영 넘어서
역대 최강의 한국 남자복식조
인도오픈에서는 부상으로 기권
[파이낸셜뉴스] 세계 정상을 호령하던 '황금 콤비'가 잠시 숨을 고른다. 멈춤이 아니다. 더 높게, 더 멀리 비상하기 위한 '아름다운 쉼표'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남자 복식의 간판 김원호(27)-서승재(29, 이상 삼성생명) 조가 부상으로 인해 2026 인도오픈(슈퍼 750) 출전을 포기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14일, 서승재의 어깨 부상으로 인해 김원호-서승재 조가 대회 기권을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서승재의 어깨는 이미 성치 않았다. 지난 9일 펼쳐진 말레이시아오픈(슈퍼 1000) 8강전. 만웨이총-카이운티(말레이시아) 조와의 경기 도중 코트에 몸을 던지는 슬라이딩 과정에서 어깨에 통증이 찾아왔다. 보통의 선수라면 라켓을 놓았을지 모를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부상을 안고 뛴 준결승에서 벤 레인-션 벤디(잉글랜드) 조를, 대망의 결승전에서는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아론 치아-소위익(말레이시아) 조를 연달아 격파했다.
성치 않은 몸으로 일궈낸 새해 첫 승이자 타이틀 방어. 그것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정신력이 만들어낸 드라마였다.
하지만 그 대가는 혹독했다. 우승의 환희 뒤에 찾아온 통증은 결국 그들을 멈춰 세웠다. 무리한 출전보다는 회복이 우선이라는 판단 하에, 인도오픈 첫 경기를 앞두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김원호-서승재가 누구인가. 지난해 1월, 2018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손을 맞잡고 코트에 섰던 그들은 의심의 여지 없는 '세계 최강'이었다. 지난 시즌에만 무려 11승을 쓸어 담았다. 이는 '셔틀콕 여제' 안세영과 함께 2019년 모모타 겐토(일본)가 세웠던 BWF 단일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이다.
한국 배드민턴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그들에게 이번 부상은 너무나 안타까운 소식이다. 팬들의 마음 또한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아쉬움 섞인 한숨이 아니라, 그들의 헌신에 대한 뜨거운 박수와 격려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서승재와 김원호는 잠시 코트를 떠나 치료와 회복에 전념한다. 비록 인도오픈에서 그들의 환상적인 호흡은 볼 수 없게 되었지만, 팬들은 알고 있다. 이 '쉼표'가 지나고 나면 그들은 더욱 단단해진 몸과 마음으로 다시금 세계 무대를 호령할 것임을.
부디 쾌유하기를. 그리고 다시 한번 코트 위에서 가장 높이 날아오르기를. 대한민국 배드민턴의 자존심, '황금 콤비'의 건강한 귀환을 온 마음을 다해 기다린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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