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클래리티 법안’ 심사 연기…스테이블코인 이자 발목
파이낸셜뉴스
2026.01.15 15:22
수정 : 2026.01.15 15:27기사원문
코인베이스 등 업계 지지 철회 vs. 은행권 ‘뱅크런’ 우려에 마크업 연기
‘활동 기반 보상’만 허용하는 초안에 반발…국내 발행 주체 논의에 영향
[파이낸셜뉴스] 미국 상원이 추진 중인 ‘가상자산 시장 구조 법안(클래리티 액트)’의 조문 심사(마크업) 일정이 이달 말로 연기됐다.
당초 15일(현지시간)에 심사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스테이블코인 단순 보유에 따른 이자 및 수익 지급을 금지하는 조항을 두고 가상자산 업계와 금융권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입법 동력이 약화됐다. 이 법안의 향방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요건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국내 정책 수립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업계 거센 반발을 일으킨 부분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수익 지급 제한 조항이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보유만으로 이자나 수익을 지급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다만 결제 활용이나 스테이킹(예치 보상) 참여 등 ‘특정 활동 기반 보상’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상원은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안착시키는 게 목표지만, 발행사들은 수익 모델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 리더인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보상 축소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접근권 제한을 이유로 클래리티 액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클이 발행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USDC) 유통의 핵심 파트너인 코인베이스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직접적인 이자 지급이 막힐 경우, 자금이 역외 스테이블코인이나 디파이로 대거 이탈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전통 은행권의 입장은 완강하다. 제레미 바넘 JP모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은행권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면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평행 금융 시스템인 스테이블코인이 수익까지 보장하는 것은 명백히 위험하다”면서 “이는 전통 은행 예금의 대거 이탈(뱅크런)을 초래해 금융 시스템 전체를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입법 일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상원이 마크업 일정을 연기함에 따라 업계가 기대했던 올 상반기 내 대통령 서명은 불투명해졌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초당적 합의가 도출되지 못할 경우 법안 자체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미국의 갈등 양상은 국내 금융당국과 국회가 논의 중인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는 은행이 발행 주체 지분·의결권 과반(50%+1주)을 보유하도록 할지, 핀테크 업체 진입을 폭넓게 허용할지를 두고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의 수익 지급을 엄격히 제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국내에서도 결제 안정성을 명분으로 발행사들의 수익 모델을 제한하는 규제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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