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완쾌? 천위페이의 미스터리한 복귀... 그 뒤에 어른거리는 '안세영의 공포'"

파이낸셜뉴스       2026.01.16 08:00   수정 : 2026.01.16 08:00기사원문
부상 기권 후 인도오픈 보란 듯이 출전해 완승
100% 아니면 못 이긴다... 안세영이 경쟁자들에게 심어준 '절대자'의 위엄





[파이낸셜뉴스] 불과 나흘 전이었다. 어깨가 아파서 라켓을 들 수 없다며 기권했던 선수가, 장소를 옮기자마자 보란 듯이 코트를 날아다녔다. 안세영(삼성생명·세계 1위)의 최대 라이벌, 천위페이(중국·4위)의 이야기다.

천위페이는 14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인도오픈(슈퍼 750) 32강전에서 린샹티(대만)를 2-0(21-17, 21-17)으로 완파했다. 스코어만 봐도, 경기 내용을 봐도 '부상자'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1세트 초반 잠시 주춤했을 뿐, 승부처마다 터져 나오는 스매싱과 코트 커버 능력은 여전했다.



여기서 우리는 '합리적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안세영이라는 존재가 만들어낸 '기이한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

천위페이는 지난 10일 말레이시아 오픈 4강전을 앞두고 기권했다. 상대는 안세영이었다. 당시 천위페이는 SNS를 통해 어깨 부상으로 기권을 했음을 밝혔다. 보통 4강에서 기권할 정도의 부상이라면, 바로 이틀 뒤 시작되는 다음 대회는 건너뛰는 것이 상식이다. 실제로 또 다른 라이벌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는 부상을 이유로 이번 인도오픈 출전을 포기했다.

그런데 천위페이는 나왔다. 그리고 멀쩡하게 이겼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천위페이는 산전수전 다 겪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그보다는 '안세영을 대하는 경쟁자들의 공포심과 철저한 계산'이 깔려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천위페이 입장에서 현재의 안세영은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나쁘면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다. 린샹티 같은 하위 랭커는 70~80%의 몸 상태로도 요리할 수 있다. 하지만 안세영은 다르다. 100%, 아니 120%를 쏟아부어도 이길까 말까 한 '절대자'다.

어설픈 몸 상태로 4강에서 안세영과 붙어 체력을 소진하고 패배하느니, 차라리 기권으로 한 템포 쉬고 다음 대회를 노리는 '전략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즉, 이번 천위페이의 '미스터리한 복귀'는 역설적으로 "안세영은 완벽한 상태가 아니면 덤빌 생각조차 하지 마라"는 현재 배드민턴계의 서늘한 불문율을 증명하는 셈이다.

안세영은 이제 단순히 실력만 1위가 아니다. 존재만으로도 상대의 기권을 받아내고, 상대의 스케줄을 조정하게 만드는 '심리적 지배자'의 단계에 올라섰다.

천위페이는 이번 승리로 안세영과의 재대결 가능성을 열었다. 대진표상 두 선수는 결승에 가야 만난다. 과연 천위페이의 '계산된 휴식'은 적중할까, 아니면 안세영의 '절대 위엄'이 다시 한번 그를 집어삼킬까.

안세영이 만들어낸 이 묘한 긴장감이 인도오픈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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