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와라!" 호주 집어삼킨 이민성호, 4강서 운명의 한일전 성사
파이낸셜뉴스
2026.01.18 13:08
수정 : 2026.01.18 13:08기사원문
한국, 8강서 호주에 2-1 승
20일 밤 8시 30분 한일전
U-23 아시안컵 6년만에 4강진출
[파이낸셜뉴스] 벼랑 끝에 몰렸던 '이민성호'가 극적인 반전 드라마로 기사회생했다. 조별리그 내내 경기력 논란에 시달리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한국 U-23 축구대표팀이 난적 호주를 물리치고 6년 만에 아시아 4강 고지를 탈환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8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전반 백가온(부산)의 선제골과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신민하(강원)의 결승 헤더골을 묶어 호주를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지난 2020년 태국 대회 이후, 2022년 우즈베키스탄 대회와 2024년 카타르 대회에서 연거푸 8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8강 징크스'를 깨트렸다. 무엇보다 조별리그에서의 부진을 씻어내고, 결과와 내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날 경기는 이민성 감독의 전술적 유연함과 용병술이 빛을 발한 한 판이었다. 이 감독은 조별리그 내내 고수했던 4-4-2 포메이션을 과감히 폐기하고, 중원을 두텁게 하는 4-5-1 전형을 들고나왔다. 선발 라인업 역시 파격적이었다. 그간 벤치를 지켰던 백가온을 최전방 원톱으로 낙점했고, 김용학(포항), 강민준(포항), 장석환(수원) 등 4명의 선수를 새롭게 선발 명단에 올리며 변화를 꾀했다.
변화는 곧장 경기력으로 직결됐다. 전반 초반부터 호주의 측면을 공략하며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전반 21분, 전술적 변화의 핵심이었던 백가온의 발끝에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후방에서 이현용(수원FC)이 찔러준 정교한 롱패스를 백가온이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호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답답했던 공격 혈을 뚫어내는 천금 같은 득점이었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혹했다. 후반 들어 호주의 공세가 거세졌고, 결국 후반 7분 루카 요바노비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어지며 연장 승부의 기운이 감돌던 시점, 한국의 집중력이 다시 한번 빛났다.
정규시간 종료를 앞둔 후반 43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승부의 마침표가 찍혔다. 오른쪽 측면에서 강성진(수원)이 올려준 코너킥을 신민하가 쇄도하며 러닝 헤더로 연결, 굳게 닫혀있던 호주의 골문을 다시 한번 열어젖혔다. 수비수 신민하의 공격 가담 능력이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한 셈이다.
조별리그에서 졸전을 거듭하며 타 팀의 경기 결과에 의존해 가까스로 8강에 올랐던 모습과는 판이한 경기력이었다. 특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이라는 지상 과제를 안고 있는 이민성호로서는 이번 승리로 싸늘했던 여론을 잠재우고, 선수단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제 한국의 시선은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향한다. 준결승 상대인 일본은 조별리그를 무실점 전승으로 통과한 데 이어 8강에서 요르단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올라왔다. 2028 LA 올림픽을 겨냥해 U-21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렸음에도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하고 있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결승행 티켓을 놓고 펼쳐질 운명의 한일전은 오는 20일 오후 8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킥오프된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 파죽지세의 흐름을 탄 이민성호가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일본마저 꺾고 6년 만의 우승컵 탈환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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