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작년 신규 원전 프로젝트 90% 차지..신흥국 영향력 확대

파이낸셜뉴스       2026.01.18 08:35   수정 : 2026.01.18 08: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중국과 러시아가 지난해 신규 원전 프로젝트의 90%를 차지하며 글로벌 원자력 발전 시장에서 우위를 구축하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18일 보도했다. 양국은 국가 주도의 원전 건설을 추진하며 전력 공급원 개발과 신흥국 수출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세계원전협회(WNA)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지난해 착공한 대형 원전 9기 중 7기는 중국, 1기는 러시아, 1기는 한국에 위치했다.

닛케이는 "지난 10년간 중국과 러시아는 원전 산업을 사실상 주도했다"며 "2016년 이후 전 세계에서 착공된 63기 중 중국·러시아산 원전은 90% 이상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중국·러시아 외 국가가 건설한 원전은 한국 5기와 영국 일부에 그쳤다.

중국 생태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에서 27기의 원자로가 건설 중이다. 중국 정부 산하 산업 협회는 원전 발전 용량이 2030년까지 110GW에 달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전 생산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4월 다섯 지역에 총 10기의 원자로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원전 비중은 2024년 5% 미만에서 2040년에는 10%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현재 약 60기의 원전이 운영 중(정비 중 포함)이며 발전 용량은 약 64GW로 세계 2위 원전 생산국인 프랑스와 비슷한 규모다. 푸젠성 장저우 원전 1호기는 지난해 1월 상업 운전을 시작했고 2호기는 올해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상업 운전을 시작한 원전 다수는 중국이 독자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화룽원(Hualong One)' 형식이다. 중국 내 6기가 '화룽원' 형식으로 운영 중이며 파키스탄에도 2기가 설치돼 있다.

중국은 대규모 원전에 비해 투자 비용이 적게 드는 소형 원자로(SMR) 개발도 진행 중이다. 국유기업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에 따르면 하이난성에서 건설 중인 소형모듈원자로 ‘링룽원(Linglong One)’은 지난해 10월 냉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출력은 125MW이며 올해 가동 예정이다.

러시아의 경우 신흥국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해외에서 착공된 러시아산 원전은 19기에 달한다. 국영 원전 기업 로사톰은 터키, 방글라데시 등에서 원전을 건설 중이며 지난해 11월에는 이집트 엘다바 원전에 압력용기를 설치했다.

러시아도 소형 원자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제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소형 원자로가 "대량 생산 단계로 이동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독자 기술을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2013년 이후 신규 상업용 원전 건설이 없다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원전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은 2030년까지 대형 원자로 10기를 착공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공급업체로는 웨스팅하우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도 소형 원자로 개발에 주력 중이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행정부는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TVA) 등 기관에 4억 달러의 지원을 발표했다.

TVA는 대공황 시기 공공사업을 위해 설립된 국영 전력회사로 GE 버노바와 히타치 합작 벤처가 개발한 소형 원자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2032년경 가동을 목표로 한다.

TVA는 미국 기업 누스케일파워(NuScale) SMR 도입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9월 TVA와 누스케일은 총 6GW 용량의 약 70기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미국에서는 2010년대 내내 전력 수요가 거의 정체됐으나, 최근 AI 산업 확대로 증가세로 전환됐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전력이 필요하며, 재생에너지 만으로는 충당이 어려워 원전 확대가 필수적이다.

닛케이는 "유럽·미국·일본에서는 2000~2010년대 탈탄소화 추진 과정에서 '원전 르네상스'가 나타났으나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안전 신뢰가 붕괴했다"며 "이제 AI 발전으로 제2의 르네상스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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