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카드, 동맹국 자산이 미국을 떠날까
파이낸셜뉴스
2026.01.20 10:42
수정 : 2026.01.20 10:42기사원문
유럽 8개국 겨냥 관세 위협의 배경과 정치적 계산
달러·미국 증시·국채에 동시에 번진 '셀 아메리카' 경계감
작년 4월 상호관세 트라우마, 그때완 다르단 의견도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8개국을 상대로 이른바 '그린란드 관세' 부과를 경고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셀 아메리카(Sell America·미국 자산 매도)' 논쟁이 재부상하고 있다. 동맹국까지 관세 압박 대상으로 삼은 트럼프식 통상 전략이 달러·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데이로 휴장했지만 선물시장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 선물은 미 동부시간 정오 무렵 각각 1% 안팎의 약세를 나타냈다.
시장의 불안은 트럼프의 발언에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지난 1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유럽 8개국을 상대로 2월부터 10%, 6월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관세 부과는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이 완료될 때까지 유효하다는 조건도 달았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프란체스카 포르나사리 외환솔루션 책임자는 "주말 사이 벌어진 일에 많은 투자자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며 "자산을 어떤 형태로 보유해야 할지 다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맹국을 상대로 한 관세 압박이 무역전쟁 재점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주식 선물과 달러화에 동시에 부담을 줬다는 평가다.
이 같은 반응은 지난해 경험이 겹쳐진 결과이기도 하다. 트럼프가 지난해 4월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직후 뉴욕증시에서는 S&P500 지수가 이틀 만에 12% 급락했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미 국채마저 투매가 이어지며 금리가 급등했다. 이른바 '셀 아메리카'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는 상호관세 시행을 90일 유예했다.
유럽의 자금력이 잠재적 변수로 거론된다. 도이체방크 분석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약 8조달러(약 1경2000조원) 규모의 미국 주식과 채권을 보유한 최대 채권자 집단이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글로벌 외환리서치 책임자는 "서방 동맹의 지경학적 안정성이 흔들리는 환경에서 유럽이 계속 기꺼이 채권자 역할을 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장 유럽 투자자들의 대규모 '셀 아메리카'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미국 자본시장을 대체할 만한 투자 대안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ING는 유럽연합(EU)이 민간 투자자들에게 달러 자산 매도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없으며 유로화 자산 투자를 장려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여건도 지난해 4월 '해방의 날' 직후와는 다르다는 평가다. 국부펀드 등 공공부문 자금이 미국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강한 정치·외교적 명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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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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