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선 '한국판 맘다니' 나올까

파이낸셜뉴스       2026.01.20 18:28   수정 : 2026.01.20 19:36기사원문

거대 야당에서 단시간 내 집권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출입 기자로서 보낸 지난 일년을 되돌아 보면 유독 인상 깊은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민주당 지도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은근한 선망의 눈길로 바라봤다는 느낌이었다. 정확히는 트럼프처럼 정치적 계파가 뚜렷하지 않았던 인물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하나로 대통령까지 오른 '언더독'서사를 부러워하는 듯 해 보였다.

벤치마킹 시도도 읽혔다.

이같은 느낌은 조기 대선 유세 현장을 따라다니며 더욱 짙어졌다.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선거 슬로건 'K이니셔티브'는 트럼프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영감을 받은 듯 했다. 주요 공약이었던 첨단 산업 국내 생산 세액 공제는 누가 봐도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의 제조업 르네상스를 내걸고 시행한 리쇼어링 정책을 한국화한 것으로 보였다. '자국중심주의와 전략산업 국내 유치책은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랬던 민주당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11월 한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가 식사자리에서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 이야기를 꺼냈다. 맘다니 시장이 갓 선출된 때였다. 최연소 시장이면서도 이민자, 무슬림 배경인 맘다니 시장은 트럼프보다 더 파격적인 인물이었다. 단초를 보였던 민주당 내 맘다니 열풍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민주당 경제모임인 '경제는 민주당'에서 강연자로 나선 홍성국 전 최고위원은 맘다니가 선거에서 이긴 비결을 '생활비 위기' 해결 방안이라고 짚었다. 이어 공공 주택 임대료 동결, 시내 버스 무상화, 보편적 복지 등을 내세우며 '감당 가능한 뉴욕'을 슬로건을 오는 6월 지방선거 판에서도 차용할 수 있는 전략으로 꼽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맘다니가 주장한 주택 공급 대책과 교통 수단 무상화, 무상 보육, 부유층 과세 등의 정책으로 누가 '한국판 맘다니'를 자처할 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민주당은 벤치마킹 대상을 트럼프에서 맘다니로 '환승'한 걸지도 모른다.
특히 '감당 가능한 뉴욕' 슬로건은 이재명 정부의 기본소득사회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오히려 관세 폭탄은 물론 베네수엘라나 그린란드 등을 사실상 식민지로 삼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가 올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패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에 질린 민주당이 친숙한 '정치적 올바름(PC)'을 차용할 수 있는 미국 민주당 소속 맘다니에 줄을 대고 있는 걸 수도 있겠다. '맘다니 열풍'이 불지 여부도 이번 지방선거 관전포인트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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