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은 높았다… 이민성호, 두 살 어린 일본 벽 못 넘고 4강서 좌절

파이낸셜뉴스       2026.01.21 14:08   수정 : 2026.01.21 14:07기사원문
전반 슈팅수 1-10 열세... 6년 만의 우승 도전 무산
전반 세트피스서 일본에 결승골 헌납
김상식호 베트남과 3·4위전
세대교체·전술 부재 숙제… 9월 아시안게임 ‘적신호’



[파이낸셜뉴스]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숙적’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6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상대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대비해 21세 이하(U-21) 선수들로 팀을 꾸린 ‘두 살 어린’ 일본이었다는 점에서 패배의 충격은 더욱 컸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지난 20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스포츠시티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한국은 전반 내내 일본의 조직적인 압박과 패스 플레이에 고전했다. 전반전에는 슈팅 수 1-10으로 크게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사실상 하프라인을 넘기조차 버거운 ‘반코트 경기’였다.



이민성 감독은 지난 호주전 승리를 이끌었던 선발 라인업을 그대로 가동했다. 백가온(부산)을 최전방에 세우고 김용학(포르티모넨세)과 강성진(수원)을 좌우 날개로 배치해 역습을 노렸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의 의도를 간파한 듯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전반 11분 일본의 롱패스 한 번에 뒷공간이 뚫리며 미치와키 유타카에게 결정적인 일대일 기회를 내줬다. 슈팅이 골대를 빗나가며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불안한 수비 조직력은 계속해서 허점을 노출했다. 전반 26분 김용학의 헤더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힌 것이 한국의 전반전 유일한 득점 기회였다.

결국 우려했던 선제골을 헌납했다. 전반 36분 일본의 코너킥 상황에서 1차 슈팅을 골키퍼 홍성민(포항)이 쳐냈으나, 문전에 있던 고이즈미 가이토가 재차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 집중력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후반 들어 한국은 공세를 강화하며 반전을 꾀했다. 후반 13분 장석환(수원)의 왼발 중거리 슛이 골대 모서리를 강타했고, 후반 17분 강성진의 시저스 킥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는 등 불운도 따랐다. 경기 막판 정재상(대구)과 정지훈(광주)을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일본의 두터운 수비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반 슈팅 수 7-2로 앞서고도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한 채 0-1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다. 조별리그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2로 완패하며 조 2위로 밀려났고, ‘약체’로 평가받던 레바논, 이란을 상대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호주전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듯했으나, 일본전 패배로 다시금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2024년 대회 8강 탈락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두 살 어린’ 일본과 우즈베키스탄에 연패하며 아시아 맹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확실한 전술적 색깔과 세대교체의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아시안게임 4연패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한편, 이어 열린 또 다른 준결승전에서는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중국에 0-3으로 완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에 따라 한국의 3·4위전 상대는 베트남으로 확정됐다. 한국은 오는 24일 이민성 감독과 김상식 감독이 자존심을 건 ‘한국인 사령탑 맞대결’을 펼치며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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