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철근 생산량 감축.. 철강업계 구조조정 본격화되나
파이낸셜뉴스
2026.01.21 12:36
수정 : 2026.01.21 12: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현대제철이 철근 수요 감소에 대응해 인천공장 철근 생산 설비 일부를 폐쇄하고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철강업계 전반으로 철근 구조조정이 확산되는 신호로 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전날 인천공장에서 노사협의회를 열고 소형 철근을 주로 생산하는 90t 전기로 제강 및 소형 압연 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인천공장 소형 압연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80만~90만t으로, 인천공장 전체 철근 생산능력(약 160만t)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현대제철은 이번 설비 폐쇄에 따른 인위적 인력 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노조는 인천공장 철근 설비 폐쇄에 반발하며 추가 투자와 고용 안정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은 앞서 포항2공장 생산 중단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번 공장 폐쇄로 발생하는 유휴 인력에 대해서도 고용을 유지한 채 노조와 협의를 거쳐 전환 배치 등 업무 조정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포항1공장의 2개 라인 가운데 철근·특수강 봉강 생산라인을 철근 전용 설비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 조치 역시 철근 생산 일원화 차원에서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철근 설비 구조조정을 중점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월 철강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기업의 자발적 설비 조정이 한계에 부딪힌 철근을 설비 규모 중점 조정 대상으로 선정했다. 최근 석유화학 업계의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과 마찬가지로 철근 역시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지난 13일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철강산업 구조 전환을 위한 방향과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핵심 정책 과제 이행을 가속화하겠다”며 “중점 조정 대상인 철근 설비 규모 조정 계획을 구체화하고, 수소환원제철 등 연구개발(R&D) 지원과 신성장원천기술 지정 확대 등 저탄소·고부가 전환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특임교수는 “공장 설비는 도입 당시 수천억원이 투입되지만 가동을 멈추는 순간 고철이 돼 매각하더라도 수백억원에 그친다”며 “이 때문에 기업들이 설비 폐쇄나 매각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설비 철거와 토지 정화 등 폐쇄·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신호를 줘야 구조조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준호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도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기업간 인수합병이 쉽지 않기에 정부가 측면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공정거래법상 쟁점이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한시적 예외를 두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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