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악재 터진 은행권... "보수적 대출 불가피해질 듯"

파이낸셜뉴스       2026.01.21 18:09   수정 : 2026.01.21 18:14기사원문
공정위, LTV 담합 과징금 부과
"지방 부동산 현실 무시한 결정"
대출 구조 이해 부족 등 지적도
수천억 규모 제재 부작용 우려
"서민·中企 대출 위축될 가능성"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동산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 정보를 서로 교환해 경쟁을 제한했다는 이유를 들어 시중은행들에 27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은행권은 전반적으로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특히 판단 논리를 두고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번 과징금에 더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까지 현실화될 경우 수익성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21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개 대형 시중은행이 부동산 담보대출의 LTV 관련 정보를 공유해 시장경쟁을 제한한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27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은행권에서는 예상 외의 결과라는 반응이다. LTV는 감독당국이 일일 단위로 점검하는 지표다. 은행들이 이를 담합해 조정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인식이 은행권 전반에 깔려 있어 이번 사안을 담합으로 판단한 근거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지방 부동산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이나 수도권과 달리, 지방의 공장이나 토지는 거래 표본 자체가 부족해 담보가치를 산정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무과정에서 참고 차원의 정보 인식이 있었을 수는 있지만 이를 의도적 조율이나 담합으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는 은행권의 시각이다.

또 공정위가 이번 사안을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위축으로 연결한데 대해서도 은행권은 견해를 달리 한다. 기업대출은 담보보다 사업의 목적과 재무제표, 사업성, 현금흐름 등 신용평가가 우선이다. 담보는 최종적인 채권 회수 수단에 가깝다. 담보비율 산정을 이유로 중소기업의 금융 접근성이 훼손됐다는 해석은 은행 대출 구조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은행권은 향후 금융 현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간 정보 교류는 사실상 전면 차단된 상태"라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LTV를 더 보수적으로 적용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지방이나 중소기업 대출이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하면 은행들이 공정위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아직 공정위 의결서가 송달되지 않은 만큼 당장 대응에 나서기보다는 법리 검토와 내부 논의를 거쳐 대응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입장에서는 과징금 이슈가 올해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번 LTV 관련 과징금에 이어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관련 추가 과징금도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대한 홍콩 ELS 관련 금융감독원의 두 번째 제재심의위원회가 오는 29일로 예정돼 있다.


앞서 금감원은 5개 은행에 2조원대 과징금 조치안을 통보했다. 사상 최대 규모인 만큼 법률적인 쟁점이 많다. 과징금은 일회성 비용이지만 연초부터 각 은행별로 수천억원 규모의 제재가 반영되면 순이익과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coddy@fnnews.com

예병정 박문수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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