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 저승사자에서 행정 혁명가로...또럼 서기장, 향후 5년간 베트남 이끈다(상보)
파이낸셜뉴스
2026.01.23 15:41
수정 : 2026.01.23 15:49기사원문
베트남 공산당은 제14차 전당대회 폐막일인 23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럼 서기장을 임기 5년인 차기 서기장으로 재선출했다.
럼 서기장은 1979년부터 약 40년간 베트남 공안부에서 일해 온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2016년부터 공안부 장관을 맡아 수년간 '불타는 용광로'로 불리며 반부패 수사를 주도했다. 이후 2024년 5월 말부터 권력 서열 2위인 국가주석직에 오른데 이어 응우옌 푸 쫑 전 서기장이 서거하면서 불과 두 달여 만에 서기장에 올랐다.
쫑 전 서기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 받은 럼 서기장은 짧은 집권 기간 동안 대대적인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가장 독보적인 성과는 비대해진 국가 조직을 슬림화한 '행정 혁명'이다. 럼 서기장은 국가 예산의 상당 부분이 공무원 인건비로 소모되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성 단위의 행정 구역 통합과 중앙 부처 통폐합을 주도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63개인 광역 지방 행정구역을 절반 가까운 34개로 줄이는 통폐합을 단행했다. 이로써 기존의 57개 성과 6개 직할시 등 총 63개의 광역 행정구역이 28개 성과 6개 직할시 등 총 34개로 통폐합됐다. 아울러, 기존 30개 중앙 정부 부처·기관을 22개로 재편하는 정부 조직 개편을 실시하는 등 비대해진 정부·행정 조직을 수술대에 올렸다.
이 과정에서 25만명의 공공 부문 인력이 감축됐으며, 디지털 정부 시스템 도입을 통해 행정 절차는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이는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민간 기업들이 겪던 고질적인 관료주의 장벽을 허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면서 베트남의 투자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럼 서기장은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 온 '부패 척결'의 범위를 '낭비 방지'로 확대했다. 럼 서기장은 "국가 자산의 낭비는 부패만큼이나 큰 범죄"라고 규정하며, 방치된 국책 사업과 비효율적인 공공 투자를 전면 재점검했다. 이러한 강력한 내부 정화 작업은 베트남 정치 체제에 대한 대내외적 신뢰도를 높였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투자 환경"이라는 확신을 심어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2025년 한 해 동안 베트남으로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경제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
■ '민간 기업' 강조..."2030년까지 1인당 GDP 8500불 목표"
럼 서기장은 '제2의 도이머이(쇄신)'라 불릴 정도의 경제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국영기업 위주의 기존 경제 개발 모델에서 빈·선·마산·타코 등 베트남 민간기업들에게 각자의 역할을 주문하며 이들이 베트남의 성장을 이끌 것을 강조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제 성장도 럼 서기장 집권기부터 더 좋아지고 있다. 베트남 경제는 지난해 미국 발 관세 충격에도 대미 수출과 무역흑자가 각각 30% 가까이 급증,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덕분에 경제성장률 8%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해 4·4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8.46% 성장, 시장 전망치 7.70%를 웃돌았다. 이는 2011년 이후 4분기 성장률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럼 서기장은 이번 14차 전당대회에서 2026~2030년 기간 동안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0% 달성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민간 경제를 국가 성장의 '주력 엔진'으로 격상시키고, 디지털 전환과 녹색 성장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약 8500달러(약 1256만5550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은 현재 1인당 GDP가 약 4300달러(약 635만6690원) 수준으로, 향후 6~7년 안에 이를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려 중상위 소득국 진입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 메가 프로젝트 속도낼듯..한·베 관계도 순풍 예상
한편, 럼 서기장의 연임으로 한·베 관계는 더욱 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럼 서기장은 이재명 정부의 첫 국빈이었다. 이 대통령의 연내 답방이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에서 럼 서기장의 연임은 양국 관계를 더욱 확고히 하는 발판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럼 서기장 지도부가 주도한 북남고속철도와 원자력발전 등 메가 인프라 사업들이 이번 14차 지도부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수주·입찰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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