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금 줄고 출연금 늘고… 시름 깊어지는 저축은행

파이낸셜뉴스       2026.01.25 18:08   수정 : 2026.01.25 18:08기사원문
지난해말 기준 수신 100조 붕괴
대출 규제·부동산 PF 리스크 탓
비용부담까지 덮쳐 실적 먹구름

연초부터 저축은행업권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강도 가계부채 규제로 대출여력이 줄어든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건전성 관리의 끈을 놓을 수 없어서다. 여기에 새도약기금 분담금과 부실채권(NPL) 자회사 분담금이 더해지면서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예수금은 99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7~11월 100조원대를 유지해왔으나 10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예수금 감소는 부동산 PF 리스크와 대출 규제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6·27 대책을 통해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100% 이내로 제한했다. 대출 길이 막히자 저축은행 입장에선 높은 이자를 주고 예금을 유치할 동기가 사라졌다. 같은 해 9월 저축은행의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높아졌으나 자금은 오히려 빠지는 추세다.

금리 경쟁을 벌이던 예년과 달리, 올해 1·4분기에는 유동성 방어에 집중하는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2.94%(22일 기준)에 그쳤다. 지난해 12월(2.92%)보다 소폭 올랐지만 1년 전(3.22%)과 비교하면 0.28%p 낮은 수치다.

수신 기반이 약해진 가운데 비용 부담도 늘고 있다. 올해 새도약기금 분담금과 NPL 자회사 운영을 위한 유상증자 분담금 등 각종 출연금이 더해지면서 재무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영업 기반이 취약한 중소형사는 대출 축소, 금리 경쟁 약화, 비용 증가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상황이다.

업황 개선의 관건은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의 조정 시점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지금의 구조적 압력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영업 환경이 위축된 상황이라 수신을 확대하기 어렵다"며 "정책 기조가 달라지지 않는 이상 당분간 업계 전반의 어려움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올해 하반기 대출규제 조정 가능성이 조심스레 대두되고 있지만 현실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업권에서는 "규제가 풀리는 시점이 실적과 건전성의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다음달 초 첫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CEO들은 대출규제 완화와 영업구역 의무대출 규제 완화 등을 건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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