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연기 사고로 번지면 어쩌지…" 대피 소동에 시민 우려 증폭

파이낸셜뉴스       2026.01.27 15:06   수정 : 2026.01.27 16:21기사원문
열차 브레이크 과열로 추정
"매일 이용하던 열차…불안감 커"
지속적인 점검 통한 예방이 최선

[파이낸셜뉴스] 최근 서울 지하철 열차에서 연기가 발생해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면서 도심을 오가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하철 역사 내 안전 인프라가 비교적 잘 구축돼 있지만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로 시민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을 지나던 코레일 열차 하부에서 연기가 나 승객 전원이 대피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상행선 열차가 약 20분간 종로3가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등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연기 관련 민원은 19건 접수됐다.

연기는 종로3가역을 지나던 열차 하부에서 브레이크 과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과열된 선로 위에서 브레이크를 밟거나, 선로와 바퀴가 마찰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열이 축적되는 경우 연기로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오일이 누수되거나 윤활유 등이 마찰을 일으켜 연기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 2022년에도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종각 방면으로 향하는 열차 하부에서 연기가 발생한 바 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지하철의 화재 대응 체계는 상당 부분 개선됐다. 좌석과 벽 내부 내장재는 불연성·난연성 자재로 전면 교체됐고, 지하 역사 복도와 통로에는 유도등이 설치됐다. 고의적인 방화 범행을 벌이지 않는 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지하철 역사가 밀폐된 탓에 연기가 빠르게 확산해 2차 피해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지하 승강장은 창문이 없어 전기가 끊길 경우 피난·구조·소방활동의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규모 인파가 동시에 대피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 역시 여전하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연기 발생 당시에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연기가 역사를 뒤덮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민들의 경각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평소 1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문모씨(29)는 "지하철은 공간이 좁고 플랫폼에서 지상까지 나오려면 성인 걸음으로도 15분 넘게 걸리는 곳이 많지 않냐"며 "요즘 택시나 버스 사고 소식도 자주 들려서 더 무섭고 가족들에게도 '최대한 밖에 다니지 말고 안전하게 집에 있으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막연한 불안감 속에 지하철 대신 버스를 이용하거나 긴장한 채로 지하철을 이용했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백모씨(31)는 "매일 이용하던 노선의 열차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으니, 지하철을 타는 것 자체가 두렵게 느껴졌다"면서 "지하철을 탈 때마다 핸드폰만 봤는데 이제는 이어폰도 꽂지 않고, 주변을 살필 생각"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지하철 화재 대응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지하철 내 사고로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촘촘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태헌 국립경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속적인 점검을 통한 예방 활동이 최선"이라면서 "문제가 드러났을 때 주기적으로 점검 횟수를 늘린다거나, 점검 주기를 짧게 하는 식의 방법을 통해서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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