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 동안 10발 쐈다” 시민 사살 목격자 영상, 美정부 설명과 달랐다
파이낸셜뉴스
2026.01.26 14:34
수정 : 2026.01.26 14:53기사원문
지난 7일 르네 굿 사망 사건 이어 24일 알렉스 프레티 사망
연방 요원 총격에 의한 사망 사건 연이어 발생하자 시민들 분노
트럼프 정부 "용의자가 총 들고 위협했다" 주장하지만 목격자 영상과 달라
[파이낸셜뉴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연방 이민 단속 요원이 쏜 총에 30대 미국인 남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총기 위협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었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이에 대한 반박이 제기되고 있다.
르네 굿 사망 17일만에 미네소타서 또 연방요원 총격 사망 벌어져
보도에 따르면 프레티는 24일 오전 9시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휘티어 지역 거리에서 진행된 시위 현장을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었다.
당시 그는 오른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었고, 왼손은 빈손이었다.
이 상황에서 연방 국경순찰대(USBP) 요원이 한 시민을 밀쳐 넘어뜨리자, 프레티는 요원과 넘어진 시민 사이로 끼어들어 시민을 보호하려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그러자 USBP 요원은 최루액 스프레이로 보이는 도구를 꺼내들어 프레티를 향해 분사한 뒤 땅에 넘어뜨려 제압했다.
소란이 일자 USBP 측 6명이 제압에 합세했고, 이 과정에서 프레티 허리춤의 총기를 발견한 요원이 "총"이라고 외치자 다른 요원이 자신의 총기를 꺼내들고 엎드린 프레티를 조준했다. 곧바로 한 요원이 프레티 총기를 빼앗은 뒤 다른 요원이 총격을 시작하고, 영상을 촬영하던 목격자가 비명을 지르며 물러서는 장면이 이어진다.
프레티를 땅에 꿇어앉힌 시점으로부터 약 13초, 총기 탈취 시점으로부터는 1초 만에 총격이 시작됐다. NBC와 WSJ에 따르면 5초 내 10~11발이 발사됐다.
미니애폴리스 소방 당국에 따르면 9시4분 '이민세관단속국(ICE) 연관 가능성이 있는 총격' 신고가 접수됐고, 구조대가 출동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프레티는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정부 “총 들고 위협했다” 주장…목격자 동영상과 상반돼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프레티가 먼저 총기를 소지한 채 법집행 인력을 위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레고리 보비노 USBP 사령관은 기자회견에서 "프레티는 권총을 들고 요원들에게 접근했으며, 법집행 기관을 학살(massacre)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USBP를 통제하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역시 "프레티가 9㎜ 반자동 권총을 들고 국경순찰대에 접근했고, 요원들이 무장을 해제하려 했으나 그가 격렬히 저항했다"고 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프레티는 연방 법집행관을 암살하려 했다"고 힘을 실었다.
그러나 NBC는 이에 대해 "목격자 촬영 영상은 행정부 주장과 상반된다. 영상을 보면 프레티는 충돌 전 무기를 들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연방 요원이 밀친 사람을 도우러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놈 장관은 프레티가 총격에 맞기 전에 (자신의) 총기를 꺼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사건 발생 직후 프레티를 '총잡이(gunman)'로 지칭하며 USBP를 옹호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다소 모호하게 바뀌었다. WSJ는 트럼프가 전화 인터뷰에서 '연방 요원의 총격은 정당했나' 질문에 즉답하지 않았다며, 대신 "우리는 (사건을) 살펴보고 있고, 모든 것을 검토 중이며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민주당이 운영하는 주들이 ICE와의 협력을 거부하고 좌파 선동가들이 최악의 범죄자 체포를 방해하도록 부추기는 행태는 세금을 내고 법을 지키는 시민들보다 외국인 범죄자들을 우선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초래한 혼란의 결과로 미국 시민 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민주당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연이어 피해자가 발생하면서 미국 내 시위는 점점 더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미니애폴리스 시내 중심부인 거번먼트 플라자 광장에는 영하 20도의 혹한 속에도 약 1000명의 시위대가 집결해 연방 당국을 규탄하고 프레티의 사망을 애도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 당국자들이 이달 연방 요원들의 총격에 잇달아 희생된 이들을 '범죄 용의자'로 부르며 이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자, 시위대는 트럼프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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