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관세 변덕’ 부린 트럼프, 여야 합의로 설득해야

파이낸셜뉴스       2026.01.27 18:40   수정 : 2026.01.27 18:40기사원문
"자동차 등 관세, 25%로 다시 인상"
국회 비준 관련 입장 명확히 설명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 비준을 안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해 11월 양국이 합의한 무역협정의 후속 조치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돌발 발언은 즉각 국내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신중하게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표면적으로는 대미투자특별법의 국회 통과 지연이 문제로 지적되지만,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여부 판결을 앞두고 불리한 판결이 나오기 전에 한국의 대미 투자를 못 박으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배경이라면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문제는 쿠팡 수사에 대한 불만이나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 내 디지털 규제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한 카드로 관세인상 압박을 한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 내 이민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등 미국 내부 정치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처럼 관세협상과 무관한 배경에서 관세인상 압박이 이뤄졌다면 협상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대해 이유와 본심을 면밀히 분석해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일단 냉정하게 우리의 입장과 이익을 지키면서 동맹 관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

다각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으로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필요가 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한 소통 채널을 강화해 오해를 불식시키는 노력이 요구된다.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우리의 입법 절차와 일정을 명확히 설명해 오해를 풀어야 한다.

사실 국내에서 여야 간 대미투자특별법을 둘러싼 이견이 큰 것도 사실이다. 국민의힘은 양국 간 양해각서에 대해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1월 법안을 발의했지만 여야 간 의견차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우리 내부의 입법 절차 문제다. 미국 측에 이러한 국내 입법 현실과 일정을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한미 관계의 큰 틀에서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 양국 간 무역합의는 단순히 관세와 투자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민간용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허용 등 안보영역의 합의들과 복잡하게 연계돼 있다. 아울러 양국 간 관세협상은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는 '윈윈'을 추구한다는 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국제 외교 관례를 벗어난 것이란 점에서 유감스럽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감정적 대응보다는 냉철한 판단과 치밀한 외교로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 이번 논란이 국내 경제에 미칠 여파를 가볍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은 우리 경제의 핵심 축이며, 관세인상은 수출 경쟁력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장기화되면 최근 상승 랠리를 보이는 주식시장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정부와 국회, 여야가 힘을 한데 모아 문제를 해결하고 한미 관계를 더욱 성숙한 단계로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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