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자 신뢰지수, 12년 만에 최저…"K자 경제 양극화의 귀결"

파이낸셜뉴스       2026.01.28 03:46   수정 : 2026.01.28 03: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소비자들의 자신감이 1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 더 자신감이 없다는 뜻이다. 미 경제 성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소비심리 추락


미 싱크탱크 컨퍼런스보드는 27일(현지시간) 1월 소비자 신뢰 지수가 84.5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2014년 5월 이후 12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컨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나 피터슨은 “자신감이 1월 들어 붕괴했다”면서 “소비자들의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와 미래에 대한 기대 모두 급격하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현재 지수는 지난해 12월 123.6에서 이번에 113.7로 하락해 2021년 2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또 기대 지수는 같은 기간 74.6에서 65.1로 떨어졌다.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 경제 성장세가 탄탄한 데다 소비자들의 씀씀이 역시 강력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소비자들은 현재 경제 상황도, 앞으로 전망도 모두 불안하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탄탄한 실물 지표


실물 지표는 탄탄하다.

미국의 지난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 4.4%를 기록했고, 애틀랜타 연방은행 전망에서는 4분기 성장률은 5.4%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상무부에 따르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 소비 지출 역시 지난해 3분기 3.5% 증가했다. 미국인들의 씀씀이가 여전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공허한 트럼프의 자화자찬


탄탄한 실물 지표에도 불구하고 소비 심리가 추락하고 있는 점은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에 비해 자신의 치세에서 미국인들이 더 나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치적을 자랑하기 위해 이날 아이오와 주를 시작으로 1주일에 걸친 미 전역 순회에 나섰다.

그는 이날 “미 경제는 좋다. 모두 좋다. 물가는 내려가고 있고, 매우 긍정적인 소식들로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K자 양극화의 귀결


전문가들은 그러나 트럼프 주장에도 불구하고 실물 지표와 소비 심리 간 극심한 괴리가 나타나는 것은 미 경제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른바 K자 성장이다.

소수의 부유층은 증시 상승으로 돈을 더 벌고 있지만 가난한 다수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으면서 소비자들의 자신감이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나이틀리는 “이런 분화는 미 소득 상위 20% 가계가 성장을 주도하는 반면 소득 하위 60% 가계는 제자리 수영하는(파산을 피하기 위해 겨우 버티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토머스 사이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성장률, 생산성이 지난해 하반기 ‘놀랍도록 탄탄한’ 모습을 보였지만 “소비자 신뢰 지수를 비롯한 지표들은 마치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먼스는 “무엇보다 이는 K자 경제의 귀결”이라면서 “부유층이 강한 소비지출을 지탱하는 한편 저소득 가계는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재발을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조짐은 기업 실적으로 드러난다.

타이드 세제부터 팬틴 샴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비재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소비재 기업 프록터 앤드 갬블(P&G)은 지난주 분기실적 발표에서 미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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