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항상 강달러 정책"… 베선트 수습에 달러지수 반등

파이낸셜뉴스       2026.01.29 18:23   수정 : 2026.01.29 18:23기사원문
트럼프 ‘약달러 옹호’ 발언 진화
"엔화 부양 외환시장 개입도 없어"
달러지수 0.3% 오른 96.51 기록
전문가들 "구조적 약세 진입 무게"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 약세 옹호 발언 이후 달러 가치가 추가로 하락하자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진화에 나섰다. 베선트 장관이 강달러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 뒤 달러 가치는 소폭 반등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확대되는 미국의 재정적자 등을 이유로 중장기적으로는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베선트 "강달러 정책 유지"

베선트 장관은 2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항상 강달러 정책을 유지해 왔지만, 강달러 정책이란 올바른 펀더멘털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전한 정책을 시행하면 자금이 유입되고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베선트 장관은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결코 아니다"라며 강하게 선을 그었다.

외환시장에서는 지난 23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시중은행에 전화를 걸어 환율을 문의하는 이른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혼란이 확산됐다. 이 여파로 일본 엔화 가치는 급등했고, 미국 달러 가치는 급락했다. 미국과 일본 재무부가 엔화 급락을 막기 위해 공조 개입에 나섰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일본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미국 등 해외자산에 투자해온 '엔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급격히 회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트럼프 "약달러" 발언에 불붙은 논란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달러 약세를 더욱 부추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달러 가치 하락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오히려 좋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달러 가치를 보라. 우리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를 보라"며 "달러는 아주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미국의 외환시장 개입설과 트럼프 대통령의 약달러 옹호 발언 이후 급격히 하락한 달러 가치를 둘러싼 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이날 0.3% 상승한 96.51을 기록하며 4년 만의 최저 수준에서 벗어났다.

JP모건의 글로벌 외환전략책임자인 미라 찬단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베선트의 발언은 달러 약세를 유도하려는 대규모 음모가 있다는 추측을 불식했다"며 "달러 강·약세는 결국 시장의 일반적인 힘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고 평가했다.

■강달러 전통 흔들릴 경우 '대가' 경고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 전통적으로 강달러를 정책 우선순위에 둬왔다. 최근에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재정적자 확대까지 겹치며 달러 신뢰 유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약달러 선호가 정치적 발언일 수는 있지만, 강달러 전통이 흔들릴 경우 그 대가는 미국 경제가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약달러가 수출 확대라는 단기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수입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재점화라는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조적 달러 약세 진입 가능성"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스미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CEO) 콜 스미드는 "장기적으로 달러 약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AI 붐으로 지난 10년간 자본이 미국에 과도하게 쏠렸지만, 자금이 다른 시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 달러는 구조적 약세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TS 롬바드의 다니엘 폰 알렌은 "강한 글로벌 위험 선호심리, 급등하는 원자재 가격, 릭 리더의 차기 연준 의장 유력설,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간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갈등 등이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미국 자산 매도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문회사 드베어그룹의 나이젤 그린 CEO도 최근 보고서에서 "공격적인 재정 확장과 예측 불가능한 무역정책, 갑작스러운 정치적 개입은 자본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운다"며 "우리가 실시간으로 목격하듯 달러는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prid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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