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남편, 39년 결혼 기억 잊고 아내에게 다시 청혼"
뉴시스
2026.01.30 04:00
수정 : 2026.01.30 10:15기사원문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미국에서 알츠하이머를 앓는 70대 남성이 39년간의 결혼 생활을 잊고 아내에게 다시 청혼해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0일 마이클 오라일리(77)와 린다 펠드먼(78) 부부는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의 한 요양시설에서 두 번째로 결혼식을 치렀다고 전했다.
펠드먼은 당시 오라일리에 대해 "그는 정말 뛰어난 변호사였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 서로 배우자가 있었기에, 동료이자 멘토·멘티 관계로 지냈다.
몇 년 뒤 두 사람 모두 이혼했고, 그때 연인으로 발전했다.
펠드먼은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어린 아들도 있어 다시 연애를 시작할 마음이 없었다"고 처음엔 망설였지만, 오라일리는 펠드먼이 법의학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알고 부검 참관을 제안하며 자연스럽게 만남을 이어갔다.
이후 몇 년간 교제한 두 사람은 오라일리의 두 딸, 펠드먼의 아들 한 명과 함께 가정을 꾸렸다.
이들은 1987년에 집 거실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지인 집에서 피로연을 열었다.
두 사람은 성향이나 성격이 정반대였지만, 중국, 폴란드, 스페인 등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관심사를 공유했다.
펠드먼은 "나는 그를 극장과 미술관으로 데려갔고, 그는 나를 래프팅 같은 활동으로 이끌었다"며 "우리는 서로를 다른 방향으로 밀어주며 균형을 맞추는 사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7년 전 오라일리가 받은 알츠하이머 진단으로 상황은 달라졌다.
메모 한 장 없이 네 시간 분량의 최종 변론을 해낼 만큼 뛰어난 기억력을 가졌던 오라일리는 아내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집에서 그를 간병하던 펠드먼은 결국 약 2년 전 요양 시설 입소를 결정했다.
오라일리는 기억을 잃었음에도 아내를 향한 애정 표현만은 잊지 않았다.
펠드먼은 "남편은 제가 방문할 때마다 미소를 짓는다"며, "오라일리는 늘 손을 잡고, 팔을 두르고, 입을 맞추며 '사랑한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작년 11월 오라일리는 펠드먼을 끌어안으며 40년 전 했던 청혼을 다시 꺼냈다.
펠드먼은 39년째 부부로 살아왔다는 사실을 말하면 남편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고 보고 또 한 번 청혼을 받아들였다.
결혼식은 요양 시설 직원들과 가족, 지인 등 25명이 참석했고, 식장에는 꽃과 풍선, 2단 케이크 등이 준비됐다.
펠드먼은 행사가 끝나고 남편이 요양실로 돌아갈 시간이 되자 "동화가 끝난 것 같았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럼에도 "이 하루가 앞으로의 시간을 견디게 해줄 기억이 될 것"이라며 "사랑은 가장 어려운 장애물조차 견딜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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