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운용 '공공성' 전면화…'코스닥·벤처·환율'에 정책자금 유입

파이낸셜뉴스       2026.01.30 10:30   수정 : 2026.01.30 10: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연기금 자산운용의 핵심 원칙으로 ‘공공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국내 자본시장 전반에 구조적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단순 수익률 중심의 운용에서 벗어나 정책 목표와 연계된 자금 배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코스닥과 벤처투자, 환율 관리가 연기금 운용의 3대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회계연도부터 개편된 기금운용 평가 기준이 즉시 적용되면서 연기금 자금이 국내 증시, 특히 코스닥과 혁신기업으로 유입될 수 있는 정책적 수급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DB투자증권 설태현 연구원은 “기획예산처가 제시한 국가재정법상 자산운용 4대 원칙 가운데 공공성은 정부의 혁신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정책금융 기능과 긴밀하게 연계돼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기금의 역할이 단순한 기관 투자자를 넘어 정책적 금융 주체로 재정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기금 운용 기조 변화의 출발점은 국민성장펀드다. 정부는 연기금과 민간자금을 결합한 대규모 정책 펀드를 통해 향후 5년간 매년 30조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연기금 여유자산은 인공지능(AI), 에너지, 인프라 등 미래 전략 산업에 투자되는 국민성장펀드의 주요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첨단 기술 분야와 벤처기업으로 시중 자금의 흐름을 전환하고, 국가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설 연구원은 “민관 합동의 대규모 펀드 조성 과정에서 연기금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연기금 자금이 혁신 산업과 벤처기업으로 유입되면서 국가 전체의 혁신 역량을 끌어올리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기금 운용 세부지침을 살펴보면 정책 방향은 더욱 명확해진다. 정부가 연기금 운용에서 특히 강조하는 키워드는 코스닥, 벤처, 환율이다. 먼저 국내주식 운용과 관련해서는 기존 코스피 중심의 벤치마크에 코스닥150 지수를 혼합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이는 연기금의 코스닥 시장 참여를 제도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설 연구원은 “정부는 연기금의 코스닥 시장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국내주식 벤치마크인 코스피에 코스닥150 지수를 혼합하는 방식을 택했다”며 “이는 연기금의 투자 기준 자체를 조정해 코스닥으로의 자금 유입을 유도하려는 정책적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벤처투자에 대한 유인도 대폭 강화됐다. 기금운용 평가에서 벤처투자 관련 평가지표의 배점은 기존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상향 조정됐다. 특히 투자 초기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익률 저하를 고려해 펀드 결성 후 3년 이내 성적은 평가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이는 연기금의 모험자본 투자를 가로막아왔던 단기 성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설 연구원은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평가지표 배점을 대폭 상향하고, 투자 초기 성과를 평가에서 제외함으로써 연기금의 투자 의사결정 장벽을 낮췄다”며 “기금의 모험자본 투자 규모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구조가 체계화됐다”고 평가했다.

해외자산 운용과 관련해서는 환율 관리가 새롭게 핵심 평가 항목으로 부상했다. 연기금의 해외자산 비중이 확대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자산가치 변동성이 주요 리스크로 떠오른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실제 운용 과정에서 적용된 환정책을 기준수익률 평가에 반영하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환위험 관리 항목을 공식 평가 지표로 신설했다.

설 연구원은 “환율 변동에 따른 자산가치 보호를 위해 환위험 관리 항목이 새롭게 도입됐다”며 “실제 운용 과정에서 채택된 환정책을 평가에 반영함으로써 포트폴리오 전반의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구축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원화 가치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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