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女, 4개월 간 혼수 상태…"독감이었을 뿐인데"

파이낸셜뉴스       2026.01.31 06:00   수정 : 2026.01.31 10: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독감이 폐렴과 패혈증,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감염으로 악화돼 수개월간 혼수상태에 빠졌던 10대 소녀가 회복했다.

영국 미러 등 외신은 트리니티 쇼어스(22)가 14세 때 발열 증상으로 조퇴한 뒤 상태가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심각한 독감 증세로 서 있기조차 힘든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폐에 체액이 차 산소 교환이 불가능한 상태를 확인했다. 뇌 저산소증과 다장기 기능 부전도 진행됐다. 가족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치료 초기 한 달간은 심정지가 반복될 만큼 위중


의료진은 생명 유지를 위해 체외막산소공급(ECMO) 치료를 시행했다. 투석과 기계적 환기, 기관절개술, 위관 영양 등 집중 치료도 병행했다. 트리니티는 혼수 상태 동안 상당 시간 정신이 깨어 있었다고 회상했다. 외부 소리와 접촉은 인지했으나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의료 처치와 신체 자극은 전쟁이나 가족의 공격 같은 환각으로 다가왔다. 치료 초기 한 달간은 심정지가 반복될 만큼 위중했다.

치료 중 혈액 통로인 ECMO 캐뉼라 문제로 대량 출혈이 발생해 삽입 위치를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세 차례 개흉 수술이 진행됐다. 마지막 수술은 진정제 없이 통증 조절만으로 이뤄져 트리니티는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고통을 겪었다. 이후 수개월간 각성과 재활을 거쳤다. 다시 일어서는 데 수 주, 말을 하는 데 수개월, 보조 없이 걷기까지 약 1년이 소요됐다.

20대가 된 그는 폐 영구 손상으로 기관지확장증 진단을 받았다. 만성적인 가래와 호흡 곤란을 겪고 있다. 의료진은 폐 기능의 완전 회복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트리니티는 재활과 운동을 지속하며 호흡 기능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생존 후 일상의 감각을 되찾은 점에 의미를 뒀다.

독감으로 시작된 감염이 심각해지는 이유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호흡기 방어체계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세균성 폐렴 발생 위험도 높아


독감은 기관지와 폐포 상피세포를 직접 손상시키는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기도 섬모 기능이 저하되고 점막 장벽이 파괴된다. 외부 세균을 걸러내는 1차 방어선이 붕괴되는 셈이다.

폐는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변해 2차 세균성 폐렴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독감 후 발생하는 중증 폐렴 상당수는 바이러스 자체보다 후속 세균 감염이 원인이다.

폐렴 악화 시 세균이 혈류로 침투할 수 있다. 이때 면역 반응이 전신으로 과도하게 활성화되며 패혈증이 발생한다. 패혈증은 혈압 저하와 장기 기능 장애를 유발하며 폐·신장·뇌 등에 동시 손상을 입힌다. 폐렴으로 산소 교환이 막히면 전신 산소 부족 상태가 지속돼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다.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은 베타락탐계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으로 치료가 까다롭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무증상으로 존재하기도 하나 면역 저하자나 중환자에게는 폐렴, 혈류 감염 등 중증 감염을 일으킨다.


인공호흡기, 중심정맥관, ECMO 등 침습적 의료기기 사용 시 세균 침투 위험이 커진다. MRSA 감염은 일반 세균 감염보다 치료 기간이 길고 사망률이 높다. 중환자실 환경에서의 엄격한 감염 관리와 조기 진단이 필수적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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