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다시 힘받나…'매파' 연준의장 등장에 금·은값 '뚝'

파이낸셜뉴스       2026.02.01 18:22   수정 : 2026.02.01 18:52기사원문
'강달러' 전망에 차익실현 쏟아져
안전자산인 금 10%·은 30% 폭락

미국발 불확실성을 엔진 삼아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금과 은 가격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두자릿수 폭락세를 기록하며 주저앉았다. 달러가 '휴지 조각'이 된다고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그 반대가 예상되자 서둘러 차익실현에 나서 '안전자산'에 끼었던 거품을 꺼뜨렸다.

지난달 29일 미국 시장에서 온스(31.1g)당 5594.82달러(약 810만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금 현물 가격은 다음 날 9.5% 폭락한 온스당 4883.62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날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금 선물(4월물) 가격도 온스당 4745.1달러로 전장보다 11.4% 급락했다. 이번 금 현물 폭락은 지난해 10월 21일 발생한 12년 만의 폭락장(-6.3%) 이후 가장 큰 낙폭이었다. 당시 은 가격 역시 약 8.7% 동반 하락했다.

폭락 과정은 비슷했다. 지난해 금값은 미중 무역갈등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일시 업무정지(셧다운)로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빠른 속도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과매수를 경고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미중 관계가 나아지고 미국 기업들의 3·4분기 실적이 개선되자 금을 팔아 차익 실현에 나섰다. 금 가격은 대규모 조정 이후에도 트럼프 정부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다시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꺾였다. 앞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트럼프의 뜻대로 금리를 낮춰 달러 가치를 낮추면, 금 가격은 반대로 올라간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워시는 시장개입을 꺼리는 '매파'에 가까운 인물이다. 투자자들은 그가 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릴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금을 팔기 시작했다. 미국 투자은행 BMO캐피털마켓의 조지 헤펠 분석가는 지난달 31일 CNBC 인터뷰에서 이번 폭락이 "이해할 만한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금보다 시장을 놀라게 만든 상품은 금 가격에 따라 움직이는 은이었다. 지난달 30일 은 현물 가격은 28% 급락한 온스당 83.45달러(약 12만원)에 거래되었다. 특히 은 선물 가격은 31.4% 폭락한 78.53달러에 마감하며 1980년 3월 이후 46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은 현물 시세는 올해 들어 이번 폭락 전까지 약 44% 상승해 같은 기간 금의 상승률(약 15%)을 뛰어넘었으며 금 가격이 폭락하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밀러타박의 맷 말리 수석 시장전략가는 "은은 최근 데이 트레이더와 다른 단기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자산이었다"며 "은 거래에 레버리지가 누적돼 왔었는데 이번 폭락으로 추가 증거금 요구(마진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국제 상품 시장에서는 금·은 가격 급락 여파로 백금(-19.18%), 팔라듐(-15.7%) 등 다른 귀금속 가격도 크게 내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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