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月수출 200억弗, 관세리스크 대응력 높여야
파이낸셜뉴스
2026.02.01 18:39
수정 : 2026.02.01 19:51기사원문
美수출 반도체 빼면 대부분 부진
트럼프 관세 뉴노멀, 상시 대응을
올해는 설 연휴가 2월로 밀려 1월 조업일수가 늘었고, 여기에다 기록적인 반도체 호황이 전체 수출실적을 밀어올렸다. 반도체는 전월에 이어 2개월 연속 200억달러대 수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동월과 비교하면 무려 두배 이상(102.7%) 증가했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폭증 호재로 10개월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메모리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폭등 수준이었다. DDR4(8GB)가 8.5배 뛰었고, DDR5(16GB)도 7.6배나 올랐다. 자동차는 유럽 등에서 주문이 쏟아져 수출이 20% 이상 증가해 반도체와 쌍끌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 경제의 기둥인 수출이 새해 첫 달 산뜻한 출발을 알린 것은 반가운 일이다. 바이오헬스, 석유제품, 일반기계 등 15대 주력 수출품 중 13개 품목이 비교적 선방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도체 의존은 더 심해졌고, 대미 관세 리스크는 여전히 위협적이다. 지난달 전체 수출 중 반도체 비중은 32%에 이른다. 전년 동월 대비 30%가량 증가한 대미 수출도 반도체 효과를 빼면 마이너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은 갈수록 노골적이다. 지난주 개인 SNS를 통해 한국산 자동차, 목재·의약품 등에 적용된 품목관세와 상호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다시 올린다고 발표한 뒤 압박 발언의 수위를 거듭 높이고 있다. 펜만 한번 놀리면 수십억달러가 미국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관세부과국을 현금인출기(cash machines)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표면적으론 국회의 대미투자법 늑장 처리를 문제 삼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적법 여부 판결을 앞두고 서둘러 성과를 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보통신망법, 쿠팡 처리에 대한 불만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정확한 진의 파악이 아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주 통상팀이 미국에 급파됐으나 별 진전이 없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지난주 이틀 연속 담판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못 찾고 주말 빈손으로 귀국했다.
미국의 관세 위협이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른다. 관세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부담은 기업에 돌아간다. 관련 기업들은 생산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한다. 국회는 정쟁을 멈추고 대미투자법을 속히 처리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필요가 있다. 더불어 민관은 상시적인 대응체계를 서둘러야 한다. 향후 대미투자 집행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관세 위협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일본, 대만 등 비슷한 처지의 국가와 연대해 대미협상력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관세 리스크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뿐 아니라 그 후로도 계속될 수 있는 문제다. 정치권과 정부, 기업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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