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지분 매각 불발' 호텔롯데, 시장성 차입 확대...신용도 살얼음판
파이낸셜뉴스
2026.02.03 06:04
수정 : 2026.02.03 06:04기사원문
신용등급 한노치만 떨어지면 'EOD 트리거' 발동
호텔롯데는 현재 신용등급(AA-) 대비 한노치만 떨어져도 강제로 상환해야 하는 특약이 내걸린 회사채가 있어, 신용도 관리에 어느 때보다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 1년 이내 만기도래 시장성 차입금 1조980억원...신용등급 한노치만 떨어지면 'EOD 트리거' 발동
호텔롯데의 CP 잔액은 이날 기준 9000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이 중 7700억원은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성 자금이다.
호텔롯데는 지난 21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채 2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도 했다. 호텔롯데의 회사채 발행 잔액은 1조4750억원에 달한다.
이 중 3280억원은 연내 만기가 도래한다.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시장성 차입금은 회사채 3280억원, CP 7700억원 등 총 1조원이 넘어가는 셈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현금성 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9월 말 기준 6155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신용도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도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호텔롯데(AA-)는 신용등급이 한노치 아래인 A+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회사채 강제상환옵션 트리거가 발동된다. 호텔롯데의 신용등급 관련 트리거가 걸린 차입금(금융권 및 시장성 포함)은 총 1조16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9700억원은 현재 신용등급이 현행 AA-에서 한 노치 하락할 경우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는 특약이 포함돼 있다. 나머지 1900억원어치는 두 노치 떨어질 경우 EOD 트리거가 발동한다.
이번 SK렌터카 지분 매각에 제동이 걸리면서 신용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앞서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지난해 3월 롯데렌탈 주식 56.2%를 총 1조6000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공정위 기업결합 승인 등 선결조건 충족 시 거래 종결이 예정돼 있었다.그러나 공정위는 시장 1·2위 사업자인 롯데렌탈, SK렌터카를 동일 주주가 지배하게 되면 국내 렌터카 시장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주식 취득을 금지했다. 어피니티는 지난 2024년 8월 국내 렌터카 시장 2위 사업자인 SK렌터카 지분 100%를 인수해 보유하고 있다.
■ 신용평가사 "대규모 유동성 확보 지연, 호텔롯데 등 신용도 영향 제한적"
그러나 신용평가업계는 '롯데렌탈 지분 매각 불발'과 관련해 호텔롯데 등 계열사 신용도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일단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 롯데렌탈, 롯데오토리스 등에 대한 신용도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문아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이번 공정위의 기업결합 불허 결정으로 대규모 유동성 확보가 지연되며 당분간 유의미한 차입금 감축이 어려울 전망"이라면서도 "롯데렌탈 재매각 가능성, 우수한 재무적 융통성과 영업수익성 개선 추이 등을 감안 시 두 회사 신용도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신평사들의 모니터링은 강화됐다. 문 연구원은 "향후 어피니티와 롯데그룹 간 롯데렌탈 지분 매가 관련 협의 진행상황과 시장지배력 강화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추가적인 제안 가능성 여부 등을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도 "롯데렌탈 지분 매각 가능 여부 및 매각 대금 유입 시점 등 거래 진행 상황, 투자자금 소요 대응 방안과 재무부담 변동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롯데건설에 대한 이자자금 및 자금보충약정 제공, 롯데바이오로직스 출자 등 계열사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계열 지원 여부 등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은 롯데렌탈 지분 매각이 무산될지 모를 시장 우려감이 커지자 그룹의 전체 유동성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26일 설명자료를 내고 "롯데그룹은 총 53조 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화 가능한 우량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또 13조 원 수준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어 단기 및 중장기 유동성 대응에 충분한 재무적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협의를 통해 공정위가 우려하는 시장 지배력 강화를 해소할 수 있는 추가 제안 가능성 여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