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기존 자사주 소각 2년 유예해야"..13일 공청회
파이낸셜뉴스
2026.02.05 15:21
수정 : 2026.02.05 15:19기사원문
3일 법사위 소위 속기록 및 보고서 내용
통신·방산 외국인 제한 기업은 의무 제외
"'경영상 목적 취득 자사주'도 예외 해야"
13일 공청회 후 2월 중 본회의 처리 유력
[파이낸셜뉴스] 대법원과 법무부가 '자사주 의무 소각' 내용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과 관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기존 자사주 소각 유예 기간을 2년으로 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 필요성도 법무부 보고서에 포함돼 법사위에 제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3차 상법 개정안이 기업의 경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와 법원이 상법개정 추진은 동의하지만 강도는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5일 법사위에 따르면 이진수 법무부 차관과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은 지난 3일 열린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에 참석해 자사주 의무 소각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다만, 법무부는 원칙적 소각 의무를 규정할 때 기존 자사주는 2년 유예 기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올 정기 주주총회가 이미 임박한 시점이고 오는 2027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최소 2번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추가적인 유예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3차 상법 개정안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 주요 안보다 완화된 것이다. '코리아프리미엄·K자본시장 특별위원회(구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기존 자사주를 1년 6개월 안에 소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주주총회 의사결정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기업들이 지분율 제고나 지배구조 개선 등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1년6개월은 짧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법무부는 통신·방산 기업을 포함한 외국인 주식보유 제한 회사도 자사주 의무 소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민주당 이정문·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안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자사주 의무 소각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외국인 보유 지분율이 법정 상한선을 초과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다만 창업·벤처기업 자사주 소각 의무 예외를 담은 민주당 안도걸 의원안에는 합리적 근거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법무부는 '비자발적 자사주'역시 자발적 취득 자사주와 차별성을 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소각 범위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재계는 합병이나 구조 개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취득한 자사주까지 일률적으로 소각대상으로 규정하면 부작용이 크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었다. 이에대해 법무부는 M&A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 역시 소각해야 한다고 밝히면서도, 의무 자체를 배제하는 대신 소각 절차를 완화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안했다. 법무부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소각할 수 있도록 법령에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경영상 목적에 따른 예외' 인정에도 법무부와 법원행정처 모두 공감대를 나타냈다. 경영권 방어·지배력 강화 등을 '사적 목적 활용'으로 규정하면서, 이를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시설투자 및 경영 정상화 계획 수행을 위한 외부자금 조달 △외국인 투자 유치 △친환경 신사업 협력 및 안정적 원료 조달 등 경영상 목적은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법원행정처는 "자사주의 정상적 활용을 통해 (경영상 목적 자사주) 예외 인정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았다. 한국은 미국·일본·영국·프랑스 등 주요국가와 달리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차등의결권 주식·의무공개매수 모두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면서 경영권 방어 공백을 고려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법무부는 "국가 핵심산업 관련 우량 기업 등을 외국계 투기자본의 적대적 M&A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대체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특히 공격에 취약한 분산기업에 대한 보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사위는 오는 10일 소위에서 공청회 계획서를 채택하고, 13일 공청회를 개최한다. 법사위는 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경청한 뒤 심사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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