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70년 만에 토종 '광대싸리' 항암물질 생성 비밀 규명
뉴스1
2026.02.06 08:51
수정 : 2026.02.06 08:51기사원문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김상규 교수 연구팀과 화학과 한순규 교수 연구팀이 우리나라 자생 식물 광대싸리에서 항암 효과로 알려진 세큐리닌 계열 물질이 만들어지는 핵심 과정을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광대싸리는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관목으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잎과 뿌리를 약재로 사용해 왔다. 이 식물에는 세큐리닌을 비롯한 다양한 알칼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어 신약 개발 가능성이 높은 약용식물로 주목받아 왔다.
생명체 안에서 천연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합성'이라고 한다. 모르핀, 카페인, 니코틴 등 식물이 만들어내는 약효가 강한 천연 성분인 알칼로이드는 구조가 매우 복잡해 생합성 과정을 규명하기 특히 어려운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화학과 생명과학의 협력이 핵심 역할을 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경기 성남시 불곡산 일대 'KAIST 생태림'에서 광대싸리를 확보해 연구 시료를 만들고 식물의 유전체를 정밀 분석했다.
특히 세큐리닌 생성이 활발한 잎 조직을 대상으로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수행해 어떤 세포에서 어떤 유전자가 작동하는지를 세밀하게 추적했다.
한 교수 연구팀은 세큐리닌이 만들어지기 바로 전 단계의 물질로 '비로신 B'를 찾아내고 이를 실험실에서 직접 만들어 그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식물 속 효소인 '황산전이효소'가 비로신 B를 항암 성분 세큐리닌으로 바꾸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황산전이효소가 단순히 화학 성분을 붙이는 보조 역할이 아니라 알칼로이드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보여준 연구 결과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자생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천연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밝힌 것"이라며 "앞으로 미생물이나 세포를 이용해 항암 물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다양한 의약학적 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KAIST 정성준·강규민 박사후연구원, 김태인 석박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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