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은 1초, 탈퇴는 첩첩산중"…소비자 발목잡는 '다크패턴'

파이낸셜뉴스       2026.02.08 10:00   수정 : 2026.02.08 10:00기사원문
소비자 울리는 다크패턴의 덫① - '취소·탈퇴 방해' 유형





[파이낸셜뉴스] #. 한 온라인 쇼핑몰의 빠른배송 서비스를 애용하던 직장인 A씨는 최근 해당 쇼핑몰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불거지자 회원 탈퇴를 결정했다. 그러나 탈퇴 과정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메인 페이지 어디에서도 '회원 탈퇴' 버튼을 찾을 수 없어, 결국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내야 했다.

첩첩산중에 숨겨진 탈퇴 페이지를 찾아낸 후에도 소멸 예정 혜택을 확인하고, 탈퇴 사유 설문까지 마쳐야 비로소 탈퇴가 가능했다. A씨가 탈퇴를 위해 거친 절차는 총 여섯 단계에 달했다. A씨는 "가입은 몇 초 만에 끝났는데 탈퇴는 왜 이렇게 복잡한지 이해가 안 된다"며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고 했다.
A씨의 사례처럼 서비스 가입 절차에 비해 탈퇴나 해지 절차를 의도적으로 복잡하게 만드는 행위는 법적으로 금지된 '다크패턴'의 일종이다.

다크패턴이란?
8일 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국 시장감시팀에 따르면, 다크패턴은 온라인 쇼핑몰이나 앱 등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교묘히 방해해 원치 않는 결정을 유도하는 설계 방식이다. 가령 해지 버튼은 작게 숨겨 두고 결제나 유지 버튼만 강조하는 등 소비자가 헷갈리거나 번거로움을 느껴 불리한 선택을 하게 만드는 식이다. 이로 인해 이용자는 자신도 모르게 결제를 계속하거나 탈퇴를 포기하는 등 불필요한 지출을 하게 된다.

최근 다크패턴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23년 다크패턴을 4개 범주, 19개 유형으로 정리한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어 2024년에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통해 숨은 갱신·취소 및 탈퇴 방해 등 6개 유형에 대한 법적 규제를 도입했다.

취소·탈퇴 방해 유형
이 중 A씨의 사례는 '취소 및 탈퇴 방해' 유형에 해당한다. 대표적으로 △탈퇴 절차를 가입이나 구매 절차보다 복잡하게 설계하는 경우 △불필요한 확인 절차나 설문조사를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경우 △구매는 온라인으로 가능하지만 취소나 탈퇴는 전화 등 방법으로만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취소·탈퇴 메뉴를 화면 깊숙이 숨기거나, 눈에 띄지 않게 배치해 소비자가 쉽게 찾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도 포함된다.

전자상거래법 제21조의2 제1항 제4호는 "소비자가 취소하거나 탈퇴하는 절차를 복잡하게 설계하여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규정해, 이 같은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가의 계약 취소나 회원가입 탈퇴를 불합리하게 복잡하게 만들거나 제한하는 행위는 법적 규제 대상"이라며 "사업자가 이를 위반할 경우,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시정조치와 함께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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