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한중 민간 교류 활성화 낳는 마중물

파이낸셜뉴스       2026.02.06 16:01   수정 : 2026.02.06 16: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중국 선전(深圳)에서 열린 한중 민간 바둑교류 행사에 참가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여성바둑연맹과 선전기원(深圳棋院)이 공적 목적이나 이해관계 없이 순수한 민간 교류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우리 측에선 자발적 참여와 자발적 경비 부담을 원칙으로 바둑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30여 명이 참여했다.

경기 수원·안양·울산 등 여성바둑연맹 산하 소속원들, 인천·경기 성남·경북 지역 바둑협회 임원과 바둑팬,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 이사 및 전남 신안군 체육 담당 바둑인, 바둑 심판과 바둑 강사 경력을 지닌 바둑인까지 국내 바둑계 저변을 망라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한중(韓中) 양국 바둑 애호자(愛好者)들간의 긴밀한 교류와 준비였다. 한국여성바둑연맹은 한국기원의 지원과 협조를 바탕으로 중국 선전기원과 긴밀히 협의했다. 선전기원과 민간 교류전 형식의 대국을 진행하는 한편, 선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27회 농심배 세계바둑대회의 깜짝 응원 일정까지 세심하게 준비했다.

중국기원(中国棋院)이 한국기원처럼 중국 대륙내 바둑의 중앙 컨트롤타워라면, 선전기원은 중국의 가장 번화하는 IT·글로벌 도시인 선전에 위치한 지역 실행 기관으로 선전시의 바둑 경쟁력 강화, 유소년 인재 발굴, 국제 교류 활동을 통해 엘리트 선수 양성부터 대중 보급까지 폭넓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민간 교류전은 총 30대국의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10급부터 7단까지 다양한 수준의 바둑 동호인이 참여했다. 대국장에는 선전기원의 상급기관인 선전시 문화체육관광국 관계자는 물론 창하오(常昊) 중국기원 이사장을 비롯한 중국 바둑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이번 교류전을 격려하고 축하했다.

한국 측에선 전남 신안군이 김과 소금 등 특산물을 후원했고, 중국 측은 차(茶)와 선전시 응원 인형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필자는 행사기간 중 칭화대 소속 교수와 대국했다.



대국(對局) 성적은 한국 14승, 중국 16승으로 중국의 우위였다. 중요한 것은 누가 이겼느냐가 아니라 양국 민간 바둑 교류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는 사실이다. 참가자 모두 승패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바둑 자체를 즐기며 몰입한 것이다.

행사 이틀째에는 한국여성바둑연맹이 농심배의 자매 대회로 시니어 선수들이 출전하는 ‘백산수배(盃)’ 응원에 나섰다. 우리나라의 조훈현 국수와 일본측 요다 노리모토의 대결이 가장 관심을 모았다.

경기 전 포토타임에서 여성바둑연맹 회원들은 홍길동처럼 깜짝 등장해 플래카드와 함께 소리 없는 응원으로 현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농심’이라는 브랜드와 바둑 팬심이 어우러지는 순간이었다.

빠듯한 일정을 통해 우리는 바둑이 결코 고수(高手)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즐기는 이라면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는 문화임을 확인했다. 바둑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세계를 연결하는 무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한중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는 멋진 ‘마중물’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2014년 바둑계에 처음 등장한 인공지능(AI)은 바둑이 지닌 ‘연결성’의 참뜻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2026년 새해 벽두에 한국과 중국 바둑인들은 바둑을 통해 연결되고 교감하며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디지털 문명시대에서도 바둑은 생활과 삶의 지혜를 용솟음치게 하는 인류의 값진 문화자산이다. 아울러 순수 스포츠인 바둑을 통해 한국과 중국간의 거리감이 좁혀지기를 기대한다.

/ 최채우 한국기원 이사·삼성화재 상임고문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