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공습 맞서는 SK온 "EV배터리 값 낮추고 경량화"

파이낸셜뉴스       2026.02.08 18:37   수정 : 2026.02.08 18:37기사원문
'파우치형 셀투팩' 중심 시장 공략
모듈 하우징 삭제 등 공정 단순화
각형 대비 원가 15% 절감 이끌어
냉각기술 고도화로 안전성도 확보

SK온이 전기차(EV) 배터리 팩의 원가를 업계 대비 15% 낮추고 공간 활용률을 3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는 가운데 배터리 제조 기술력 강화를 통해 저성장·저가 경쟁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승부수다.

■배터리 시장 선점…'셀투팩' 주목

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미래기술원 산하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셀투팩 △냉각 기술(액침·대면적·하부) △건식전극 공정 △고체 전해질 배터리 등 4대 연구개발(R&D) 과제 가운데 '셀투팩(Cell to Pack·CTP)'을 수주 경쟁력 핵심으로 전면 배치했다.

셀투팩은 기존 배터리 팩 제조에서 '모듈' 단계를 통째로 삭제한 기술이다. 셀을 일정 단위로 묶어 모듈로 만든 뒤 다시 팩에 조립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달리, 셀투팩은 셀을 곧바로 팩 구조체에 탑재한다. 이 과정에서 모듈 하우징은 사라지고 브래킷, 배선 등 각종 부품이 축소되는 등 공정이 단순해지고, 원자재 사용량과 공임이 줄어들어 배터리 경량화가 가능해진다.

특히 SK온의 파우치형 셀투팩은 각형 셀 기반 셀투팩 대비 15%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파우치형은 차량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별도의 모듈 구조가 필요해 배터리 팩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배터리 제조비의 15%가량을 차지하는 모듈 관련 비용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팩 단가 인하 여지는 그만큼 커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국 업체들의 가격 우위가 뚜렷해지면서 배터리사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셀투팩(CTP) 기술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360i 리서치에 따르면 셀투팩 시장 규모는 올해 664억1000만달러에서 연평균 26.7% 성장해 2032년에는 2775억5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모듈을 삭제하고 CTP이나 배터리셀을 차량 섀시와 바로 통합 시키는 셀투섀시(CTC) 구조로 가고 있어 향후 관련 기술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열확산 규제 대응 냉각 기술도 적용

아울러 기존 셀-모듈-팩 방식에서 셀투팩 구조로 바꾸면 배터리 팩 내부의 '죽은 공간'이 크게 줄어들면서 공간 활용도 극대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SK온의 셀투팩 기술력이 개선할 수 있는 배터리 팩 공간 활용률이 3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CATL, BYD 등 중국 업체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전기 배터리 시장에서 SK온의 시장점유율이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SK온의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순수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44.5기가와트시(GWh)로 시장 점유율(3.7%) 6위를 기록했다.

SK온은 셀투팩 기술과 더불어 4대 연구개발(R&D) 과제의 핵심 중 하나로 냉각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중국의 배터리 안전 규격 GB38031을 시작으로 유럽의 UN ECE R100, 미국 FMVSS No.305a 등 전세계 적으로 열확산(TP)에 대한 안전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규제보다 엄격한 기준을 두고 TP 테스트 등 내부 평가를 진행 중인 상태다.


SK온은 이 같은 가격 경쟁력과 에너지 밀도, 안전성을 갖춘 기술력을 통해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다수와 셀투팩 기반 차세대 플랫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온의 배터리는 주로 현대차그룹, 메르세데스-벤츠, 포드, 폭스바겐 등의 주요 완성차에 탑재된 상태다.

SK온 관계자는 "고객사 협의로 양산 시점은 공개 어렵지만, 독자 셀투팩으로 글로벌 가격 경쟁에서 차별화된 원가·에너지 밀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셀투팩과 냉각 기술을 결합해 팩 단가를 낮추고, 안전성과 성능까지 확보한 '패키지 딜'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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