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과 친분' 촘스키 부부, "중대한 실수" 사과문

파이낸셜뉴스       2026.02.09 09:55   수정 : 2026.02.09 09:54기사원문
"과학에 관심 있는 자선가로 소개…성범죄 사실 몰랐다"
앞서 엡스타인, 조사 받던 시점 당시 촘스키에게 조언 구하기도

[파이낸셜뉴스] 억만장자 아동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미국의 대표적인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가 아내와 함께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촘스키 교수의 둘째 부인 발레리아 여사는 부부 명의로 장문의 성명을 내고 "엡스타인이 자신들을 속였으며 그의 배경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것은 '중대한 실수'였다"고 밝혔다.

발레리아 여사는 "남편이 엡스타인을 처음 만난 것은 2015년으로, 엡스타인은 자신을 '과학에 관심이 있는 자선사업가'로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엡스타인이 과거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유죄를 인정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이어 그는 "겉으로는 도움을 주는 친구처럼 보였지만, 범죄적이고 비인간적이며 변태 행위를 일삼는 사람과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 모두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촘스키 교수와 엡스타인의 관계는 지난달 30일 미 법무부가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자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해당 파일에는 엡스타인이 2019년 성매매 혐의로 조사를 받기 시작하자 촘스키에게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촘스키는 '노엄'으로 서명한 메시지에서 "최선의 방법은 무시하는 것"이라 했고, 엡스타인은 이 메시지를 지인과 이메일로 공유했다. 이에 더해, 해당 파일엔 엡스타인이 촘스키 부부와 만났으며, 추후 뉴욕이나 카리브해 방문을 논의하는 듯한 정황도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발레리아 여사는 "남편이 엡스타인에게 조언한 내용은 맥락 속에서 이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엡스타인이 노엄에게 자신이 부당하게 박해받고 있다고 주장했고, 노엄은 언론과의 정치적 논란에서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한 것"이라면서 "엡스타인은 자신의 사건에 대한 조작적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노엄은 선의로 그것을 믿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남편과 함께 엡스타인의 뉴욕 자택에서 저녁을 함께하고 뉴욕과 파리에 있는 그의 아파트에도 머물렀지만, 카리브해 섬에는 가지 않았고 그곳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발레리아 여사는 이와 함께 "남편과 엡스타인 사이에 두 건의 금융거래가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아마도 노엄에게 더 쉽게 접근하기 위한 계략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엡스타인이 자신들의 재정 자문 역할만 했으며, 자신들은 엡스타인의 회사에 투자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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