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빠지지 않는 탈모도 있다
파이낸셜뉴스
2026.02.10 15:33
수정 : 2026.02.10 15: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머리가 빠진다고 하면 보통 이마가 넓어지거나 정수리가 휑하게 빈 모습이 그려진다. 그래서 탈모를 걱정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헤어라인이나 정수리 등 특정 부위를 확인하고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 안심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편집자주: 김진오 원장은 '모발의 신'이라고 자처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MBC <나혼자산다>를 비롯해 EBS <평생학교> MBN <특집다큐H> 유튜브 채널 <모아시스> 등 다양한 콘텐츠에 출연하는 것은 기본, 대한성형외과의사회와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등 다양한 학회에서 활동하고 논문과 저서를 집필하며 탈모를 파헤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앞으로 김진오 원장이 파이낸셜뉴스에 칼럼을 연재합니다. '모발의 신' 김진오 원장이 들려주는 탈모의 A to Z를 기대해 주세요.
머리가 가늘어지는 것도 탈모의 일환
“머리카락이 빠지는 건 잘 모르겠는데…이거 탈모 맞나요?”
탈모 맞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만 탈모가 아니라 가늘어지는 것도 탈모다. 머리가 전체적으로 비어 보이는 형태의 탈모는 생각보다 흔하다. 그리고 이 탈모는 원인을 잘못 짚으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기다려야 할 탈모를 조급하게 붙잡거나, 반대로 지금 개입해야 할 탈모를 ‘좀 더 지켜보자’며 넘겨버리는 일이 생긴다. 전체적으로 숱이 줄어드는 탈모를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모양이 아니다. 시간이다. 몇 달 사이에 급격하게 진행됐는지 몇 년에 걸쳐 서서히 밀도가 줄어들었는지가 중요하다.
갑작스러운 변화에는 대부분 명확하게 원인이 있다. 고열이 있었던 감염, 큰 수술이나 마취, 극심한 스트레스, 급격한 체중 변화, 약물의 시작이나 중단 같은 사건들이다. 이런 일을 겪은 뒤 두세 달쯤 지나 머리가 한꺼번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빠지는 머리는 몸이 일시적으로 성장 우선순위를 조절하면서 모발이 동시에 쉬는 단계로 넘어간 결과다. 빠지는 양은 많아 보이지만, 치료 방향만 잘 잡히면 대부분은 다시 자란다. 다만 회복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다.
문제는 또 다른 경우다. 빠지는 머리카락의 양은 많지 않은데 어느새 머리카락 전체가 가늘어지고 숱이 줄어든 경우다. 머리카락이 빠졌다기보다는 머리카락의 힘이 약해진 쪽에 가깝다. 이런 변화는 대개 수년에 걸쳐 진행된다. 유전적인 탈모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 다만 전형적인 형태가 아닐 뿐이다. 익숙한 탈모 양상과 다르다는 이유로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확대해서 두피를 들여다보면 이런 차이는 꽤 명확히 보인다. 머리카락 굵기가 비교적 일정한지, 아니면 굵은 머리와 가는 머리가 뒤섞여 있는지가 보인다. 전자는 시간이 해결해줄 가능성이 크고, 후자는 시간을 주는 만큼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전체 숱 감소’라도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은 결국 다시 자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시적인 변화라면 대부분 회복된다. 반대로 유전적인 탈모라면 예전 상태로 완전히 돌아가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손을 놓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진행을 멈추고 지금의 상태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탈모 치료에서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완치가 아니라 속도 조절인 경우가 많다.
치료를 시작한 뒤 오히려 머리가 더 빠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기가 찾아오기도 한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진다. 하지만 약해진 머리카락이 먼저 정리되고 새 머리가 자랄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이런 현상은 흔히 나타난다. 이 구간을 넘기지 못하고 멈출 때가 가장 아쉽다. 머리는 빠질 때보다 채워질 때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머리가 한 군데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비어 보이기 시작했을 때, 가장 위험한 판단은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반대로 가장 도움이 되는 태도는 서두르지 않되, 흐름을 정확히 보는 것이다. 흐름을 보기 어려우면 병원에 가서 검사 및 진료를 받은 것이 도움이 된다. 기다릴 탈모는 기다리고, 개입할 탈모는 놓치지 않는 것. 탈모의 결과는 대부분 그 첫 판단에서 이미 결정된다.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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