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분쟁사례 될라" 기업들 초긴장

파이낸셜뉴스       2026.02.09 18:19   수정 : 2026.02.09 18:19기사원문
노봉법 시행 앞두고 '폭풍전야'
과거 주52시간·중처법 입법때도
2~3개월 지나 노사 갈등 본격화

"시행 직후보다 3개월 안에 첫 상징적 분쟁이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대기업 관계자)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한 달 앞둔 9일, 국내 기업들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폭풍 전야'다.

지난해 노란봉투법 입법을 전후해 일부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 압박에 나서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아직 구체적인 분쟁이나 투자 철회가 가시화되지는 않았다.

다만 과거 굵직한 노동 입법 이후 일정한 진통이 뒤따랐던 사례를 감안할 때, 이번에도 본격적인 충돌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2018년 주 52시간제 도입 당시 시행 3개월을 전후해 탄력근로제와 근로시간 산정을 둘러싼 노사 분쟁이 잇따랐고,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2개월 만에 첫 기소 사례가 나오면서 기업들의 대응 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난 바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법무·노무 대응 매뉴얼을 점검하고, 관련 보험 가입 여부까지 재점검하는 등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비한 시나리오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 직후에는 노조도 분위기를 살피며 투쟁 수위를 조절하겠지만, 여론이 주목할 만한 분쟁이 발생하는 순간 상황은 급격히 달라질 것"이라며 "현재로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서로 누가 먼저 '1호 분쟁'이 될지 눈치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외국 자본의 투자 이탈 우려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8월 주한외국기업연합회(KOFA)가 국내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기업 100개사의 대표 및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한국 내 투자 계획 변화 여부'를 조사한 결과, 35.6%가 '투자 축소 또는 한국 지사 철수를 고려한다'고 답한 바 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외국인 투자 기업들이 의도치 않게 위법 행위에 연루되거나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이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사용자 개념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한국에서 노동 규제가 점차 강화되는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노조가 있는 대형 외국계 기업이 상대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이들의 상징성이 크다는 점에서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전개될 상황에 따라 한국 투자 흐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학재 김준혁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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