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중계 없고 시차도 문제"... 올림픽 특수 빗겨간 도심 상권

파이낸셜뉴스       2026.02.09 18:24   수정 : 2026.02.09 18:23기사원문
용산·광화문 등 먹자골목 매출
올림픽 개막 이후 되레 떨어져
한파 겹쳐 유동인구 줄어든 탓도

"올림픽 하는 걸 아예 모르는 사람도 많잖아요." 지난 8일 오후 9시께 서울 용산구에서 5년 넘게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60대 박모씨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중계 방송 대신 한 예능프로그램을 틀어 놨다. 지난 월드컵 시즌엔 경기 방송을 보여달라는 요청도 있었지만, 요즘엔 올림픽 관련 이야기가 전혀 없었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박씨는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도 손님이 반으로 줄었다.

올림픽 특수는 다 옛말"이라고 전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지난 7일 개막했으나 자영업자들은 예전과 같은 '올림픽 특수' 또는 '낙수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의 단독 중계로 시청자들의 채널 접근성이 떨어졌고 강추위가 이어지며 유동 인구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차 때문에 주요 경기가 새벽 시간에 편성되며 외식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서울실시간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께 기준 먹자골목이 즐비한 용산구 일대 상권의 매출은 지난주 동시간 대비 35.7%, 최근 28일 동시간 평균과 비교해선 2.6% 줄었다. 상권 분석 범위를 넓혀 봐도 매출 증가세를 찾아보기 힘든 것은 유사했다. 종로구 광화문 일대 상권의 경우 지난주 같은 시간 대비 매출이 6% 감소했고, 최근 28일 동시간 평균 대비 9.9% 줄었다. 수유리먹자골목이 있는 서울 지하철 4호선 쌍문역 인근 상권의 매출은 지난주 동시간과 비교해 38%, 최근 28일 동시간 대비 43.1% 감소세를 보였다.

실제 서울 도심 곳곳에선 올림픽 분위기를 체감할 수 없었다. 저녁 시간임에도 단체로 식당에 들어가거나 무리를 지어 응원하는 손님을 보기 어려웠다. 과거 올림픽 때마다 붙어 있던 주류 회사의 올림픽 홍보물이나 전단도 없었다. 대형 스크린을 갖춘 가게도 드물었으며 올림픽 경기 대신 뉴스나 예능 프로그램을 틀어 놓은 경우가 많았다. 용산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씨(56)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이번 주도 저녁 시간 단체 손님 예약이 하나도 없다"면서 "올림픽을 맞아 손님이 늘 거라는 기대조차 안 했다"고 토로했다.

중계 환경 변화가 우선 배경으로 거론된다. 이번 올림픽은 방송 역사상 이례적으로 지상파 3사가 아닌 종합편성채널이 단독 생중계하고 있다. 지상파 3사가 올림픽을 중계하지 않는 것은 지난 1964년 이후 62년 만이다. 여기에 역대급 혹한이 이어지며 유동 인구가 줄어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주말 서울의 체감온도는 영하 18도까지 떨어졌다. 현재 서울 전역에 발령됐던 한파주의보는 해제됐으나, 여전히 중부지방의 낮 기온은 영하권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현지와 한국의 시차가 8시간이 나는 상황에서 주요 경기가 자정 이후나 새벽 시간에 편성된 탓에 외식 수요가 줄어든 점도 올림픽 특수 실종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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