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샴쌍둥이' 알고 보니 AI…성적 대상화·왜곡 논란
파이낸셜뉴스
2026.02.10 09:05
수정 : 2026.02.10 15: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관심을 끌었던 미녀 샴쌍둥이가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가상 캐릭터로 밝혀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7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발레리아와 카밀라라는 이름의 이 인플루언서들은 화려한 미모와 패션, 일상 콘텐츠를 공유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일부 게시물에서는 '패티시(Fetish, 특정 사물이나 신체에 대한 성적 집착)'라는 문구가 새겨진 상의를 입고 나타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단순한 흥미 위주 콘텐츠를 넘어선 윤리적 결함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AI 샴쌍둥이를 화려하고 성적인 이미지로 묘사하는 행태가 실제 환자들이 마주하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샴쌍둥이는 단일 수정란의 분리 과정이 늦어지거나 불완전해 발생하며,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일란성 쌍둥이다.
이들 대다수는 심장이나 소화기, 척추 등 주요 장기 문제를 안고 태어나며 생존율은 5~25% 수준에 그친다. 분리 수술이 가능한 사례라 하더라도 수십 명의 의료진이 투입돼 수십 시간을 버텨야 하는 고위험 수술을 감수해야 한다.
대표적인 실제 사례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대중에게 알려진 미국의 애비와 브리트니 헨셀 자매가 꼽힌다. 이들은 허리 아래 장기를 공유하면서도 조화로운 움직임으로 일상을 영위하고 있으며, 심각한 장기 손상 없이 성인기까지 생존했다.
하지만 대다수 샴쌍둥이는 호흡 곤란과 이동의 제약, 만성 통증 등 복합적인 어려움 속에 특수한 관리를 받으며 살아간다.
태아 건강 재단(Fetal Health Foundation)의 로니 소머스 회장은 "AI로 생성된 샴쌍둥이 인플루언서가 보여지는 방식은 현실의 샴쌍둥이 삶을 왜곡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AI 샴쌍둥이 인플루언서가 현실을 과장하거나 성적인 이미지로 소비되는 것은, 희귀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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