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선 전 합당' 사실상 좌초할 듯…鄭 리더십 타격 불가피

연합뉴스       2026.02.10 17:13   수정 : 2026.02.10 17:13기사원문
친명계 반발·당청 이상기류에 동력 급속 약화…통합논의, 선거 후로 순연 전망 여권 균열 노출 속 갈등 관리 과제…'불쾌감 표명' 혁신당과 선거 공조도 부담

與 '지선 전 합당' 사실상 좌초할 듯…鄭 리더십 타격 불가피

친명계 반발·당청 이상기류에 동력 급속 약화…통합논의, 선거 후로 순연 전망

여권 균열 노출 속 갈등 관리 과제…'불쾌감 표명' 혁신당과 선거 공조도 부담

생각에 잠긴 정청래 대표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안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10일 의원총회에서 6월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이 사실상 불가하다는 공감대가 확인되면서 정청래 대표가 리더십에 타격을 받은 채 선거 전략을 다시 짜야 할 상황에 놓였다.

아직 최고위 등 합당 추진 여부를 최종적으로 가릴 후속 논의가 남아있지만, 지난달 22일 정 대표가 전격적으로 던졌던 합당 제안은 결과적으로 극심한 내홍과 함께 여권의 균열만 남긴 채 일단락되는 모습으로 가고 있어서다.

여기에다 민주당 갈등의 불똥이 혁신당으로도 튀면서 혁신당은 혁신당대로 감정이 상한 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혁신당이 전 지역에서 독자 노선을 추구할 경우 정 대표의 애초 구상이었던 이른바 '따로 또 같이' 선거 전략을 구사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혁신당 합당' 비공개 의총 마친 민주당 (출처=연합뉴스)


◇ 절차 문제에 당무 불만·물밑 당권 경쟁까지 겹치며 논란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이 무산 수순에 들어간 배경은 일차적으로 정 대표가 사전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합당 논의를 제안한 점이 문제로 꼽히지만, 이미 정 대표를 향한 친명(친이재명)계의 누적된 불만과 불신이 터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최고위원 보궐선거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 과정부터 이어진 당내 친명·친청(친정청래) 갈등 양상은 합당을 둘러싼 내부 논의 과정에서 한층 더 뚜렷해진 형국이다.

비당권파인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합당에 반기를 들었고, 한준호·이건태 등 친명계 의원과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당내 비판이 쏟아졌다.

이 최고위원은 "당권과 대권을 향한 욕망, 본인들이 간판이 되려는 욕망이 표출된 결과", "(당원에게) 대표의 진퇴도 묻는 게 맞다" 등의 날선 말로 연일 정 대표를 직격했다.

집권 여당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 대표가 정치적 문제인 합당으로 이슈몰이하며 중도층 민심과 멀어지고 있다는 게 합당 반대파들의 핵심 주장이다.

합당 추진을 놓고 불거진 민주당 내홍은 차기 당권 경쟁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표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는 정 대표의 합당 추진 이면에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계산이 깔려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당원 지지세가 강한 정 대표가 이른바 1인1표제 관철에 이어 혁신당 지지층까지 흡수하는 합당을 통해 당내 장악력을 높이려 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잠재적 당권주자인 김민석 총리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합당이 되느냐 안되느냐와 별개로, 이런저런 이슈들이 범여권 내에서 갈등을 일으키거나 국정 운영에 덜 플러스(도움)가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 대표의 합당 추진 과정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최고위에서 발언하는 이언주 최고위원 (출처=연합뉴스)


◇ 당직 인선 논란 속 당청 이상 기류 '결정타'

최근 민주당의 특검 후보 추천 논란으로 당청 이상 기류가 감지된 상황도 정 대표의 합당 추진 동력을 떨어뜨린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민주당은 2차 종합특검 후보자로 '불법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재판에서 쌍방울 회장 변호를 맡았던 인사를 추천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질타성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친명계는 이 대통령에 대한 '배신', '모독'이라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고, 수세에 몰린 정 대표는 "대통령께 누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몸을 낮췄다.

지난 8일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김 총리가 "지금은 국정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해야 할 시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회가 입법 속도를 높여주길 부탁드린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서도 정부와 청와대가 정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를 저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여당으로서 정책과 입법에 주력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압박 역시 당장의 합당에 제동을 건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여기에다 지방선거 및 의원 재보선에서 전략공천 문제를 담당하는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 친문(문재인)계인 황희 의원이 선임되고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친이낙연계 인사가 추천된 것을 두고 여권 지지층 내 비판이 제기된 것도 합당론의 동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위당정협의회 기념 촬영 (출처=연합뉴스)


◇ 정 대표, 갈등 관리 숙제…선거 승리에 '정치적 명운'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다수가 반대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론이 최고위에서도 불가 판정을 받으면 그간 드러난 갈등은 일단 물밑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격한 논란 속에 여권 내 균열이 확인된 만큼 정 대표는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쪼개진 최고위를 이끌고 지방선거 대응에 나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당장 선거 준비가 본격화되면 경선 룰이나 전략공천 문제 등을 놓고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동시에 정 대표는 혁신당 등과의 선거 연대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로 떠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선 전 혁신당과의 합당이 실익이 적다는 게 합당 반대 측의 논리였으나, 서울 등 일부 지역의 경우 혁신당 범여권 표가 분산될 경우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선거까지 아직 시간이 있는 데다 여론 조사상으로 여당 지지율이 우세한 점은 정 대표로서는 유리한 부분이다. 결국 정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 결과에 달렸다는 평가가 유효하기 때문이다.

한 중진 의원은 "여러 논란에도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 정 대표는 선거 승리를 이끈 집권 여당 대표가 된다"며 "그렇게 되면 8월 전당대회 등 향후 정치 일정도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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