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는 행정통합, 경실련 지적 귀담아들어야
파이낸셜뉴스
2026.02.10 18:30
수정 : 2026.02.10 18:30기사원문
국회 소위 열어 특별법 심사 착수
"조항 84%가 특혜성" 중단 요구
행정통합의 명분은 수도권 집중으로 지방소멸이 가속화되고 있어 지자체의 덩치를 키워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명분은 충분하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두르다 보니 여론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는 등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어 문제다. 경실련은 이날 '행정통합 3대 특별법'에 대해 "개발 특혜를 제도화한 졸속 입법이자 헌법 원칙을 훼손하는 법안"이라며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특별법 조항을 전수 분석했다고 한다. 그 결과 법안이 지방분권의 취지를 왜곡하고 국가 행정체계를 흔들며 무분별한 재정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3개 법안의 1035개 조문 중 869개(83.96%)가 재정 특례, 권한 이양, 지역 민원 반영 등 특혜성 내용에 집중됐다고 한다. 특정 지역 SOC 사업 우선 추진이나 국립시설 유치 확정 등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을 훼손하는 조항도 다수 포함됐다고 한다.
단체장에게 인허가 권한을 일괄 위임하는 조항과 특정 지역에 대한 상속세 감면 요구는 '조세 법률주의'와 형평성 원칙이라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경실련은 주장했다. 개발 주체가 인허가권까지 동시에 행사할 경우 환경영향평가 등 견제 장치가 무력화돼 환경 훼손과 난개발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의무는 아니지만 주민투표 절차가 배제된 것은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것이라고 했다.
경실련이 조목조목 지적한 내용들은 일리가 충분한 대목들이다. 무엇보다 국가행정 체계를 바꾸는 일을 이렇게 서둘러 후다닥 추진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여야 모두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에 빠져 있다. 지금부터라도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경실련의 지적이 전부 맞는 말은 아니더라도 논란이 있는 문제들은 다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법안 통과 후 초래될 문제점들을 미리 차단하는 게 마땅하다.
다수의 국민들은 "지자체를 왜 통합하려는가, 왜 이렇게 서두르는가" 하는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통합 이유도 모르겠고 서두르는 이유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여야는 이런 일이 있을 때는 쉽게 의견 일치를 본다. 정치는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헌법을 우회하는 특별법이자 특혜 쟁탈전" "정치적 치적 쌓기"라는 경실련의 비판을 곱씹어 볼 필요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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