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치료 20분 뒤 사망"…'수면 임플란트' 뭐길래
파이낸셜뉴스
2026.02.11 05:53
수정 : 2026.02.11 15: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치과 진료 중 수면 마취를 받은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일부 병원의 무분별한 ‘수면 치료’ 홍보 방식이 비판을 받고 있다. 치과 임플란트 시술 시 활용되는 ‘의식하진정법’은 일반 외과의 수면 마취와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용어 혼동으로 인해 환자들이 안전을 경시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과장 광고 등에 대해 대응할 방침이다.
이 환자는 ‘통증 없는 임플란트’ 광고를 접하고 전북 김제에서 서울까지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딸과 동행한 환자는 “잠깐 자고 일어나면 임플란트 11개가 심어져 있을 것”이라는 의료진의 안내를 받고 수술실에 들어갔으나 다시 깨어나지 못했다. 조사 결과 환자는 마취제와 진정제가 투입된 지 20분 만에 심정지 상태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의료진이 고령인 환자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모니터링을 수행했는지, 마약류 투약 과정에서 과실이 존재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 중이다.
임플란트 시술 위해 마취제 맞은 70대 여성 심정지
앞서 대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고로 환자가 목숨을 잃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2월 대구 달서구의 한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위해 마취제를 맞은 7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투약된 약물은 마약류 진정제와 국소마취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경찰청은 최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해당 치과의사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과실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진료 기록을 확보해 정밀 분석하고 있으며, 전문기관에 의료진의 대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감정을 요청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는 환자가 시술의 위험성을 간과하거나 치료 효과를 오해할 소지가 크다고 보고 ‘수면 임플란트’라는 용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치과에서는 여전히 추가 비용을 받고 수면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치협 측 "치료 효과 착각할 위험 있다"
치협은 환자 오인을 줄이기 위해 의식하진정법 사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의식하진정법은 환자가 완전히 잠드는 ‘수면(Sleep)’이 아니라, 외부 자극에 반응하며 스스로 호흡할 수 있는 상태에서 진정을 유도하는 기법이다. 환자가 시술 과정을 기억하지 못해 수면 상태로 오인할 뿐 실제 잠드는 것은 아니기에 치료 효과를 착각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 치협 측 설명이다.
또 임플란트 시술은 내시경과 같은 진정제를 사용하더라도 시술 시간이 길어 환자의 신체적 부담이 크다. 특히 고개를 좌우로 움직여야 하는 등 내시경과는 다른 방식의 협조가 요구되며, 수술 기구나 타액 등이 폐로 들어갈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다.
치협 측은 “의식하진정법은 환자의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고도의 의료적 판단이 필요한 행위로, 매출 증대를 위한 마케팅 수단이 아니다”라며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생리 기능 저하로 인해 약물 반응에 더욱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자는 동안 통증 없이’ 등 자극적인 문구를 앞세워 무분별하게 시술을 권유하는 행위는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치협은 이번 사망 사고를 계기로 의식하진정법 준수 여부와 실시간 모니터링, 응급 대응 체계 등 내부 지침을 재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유관 기관과 협력해 과장 광고 및 불법 환자 유인 행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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